조선업계 대량실직 올해 더 심각…리먼쇼크 이후 인력 2.5배 이상 폭증

▲조선업계 불황으로 올 하반기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조선업계는 2009년부투 꾸준히 인력을 채용해 15년만에 2.5배로 폭증한 바 있다. (뉴시스 / 연합뉴스)

지난해 업황부진으로 인해 조선소를 떠난 인력이 1만5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은 올해 더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진다. 2008년 리먼쇼크 이후 약 7만9000명이었던 조선업계 인력은 2014년 2.5배 넘게 증가한 약 20만5000명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관련업계와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사상 최악의 업황으로 국내 조선업계에서 1만5000여명이 일터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 급감에 대응해 부가가치가 높은 해양플랜트에 집중했지만 이마저 수주가 폭락하면서 국내 대형 3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에 협력사 줄도산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상황은 더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더 많은 인력이 감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을 포함한 국내 중대형 9개 조선사의 조선 및 해양 관련 인력은 2014년 20만4635명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 19만5000여명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산됐다. 1, 2차 협력업체 인력이 지난해 5000여명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에만 조선업계에서만 1만5000여명의 인력이 감축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조선업계 인력은 호황에 힘입어 급증해 왔다. 2000년 7만9000여명이었던 인력은 2002년 9만4000여명, 2005년 10만4000여명이었다. 이후 2005년부터 2007년 사이 약 50%가 증가한 14만3000여명으로 커졌다. 2014년 20만5000여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 19만5000여명으로 감소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과장급 이상 사무직과 여직원 1300여명을 감축했다. 삼성중공업도 임원 30% 이상 감축에 임직원 수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부장급과 전문위원, 수석전문위 등 고직급자 13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또는 권고사직을 단행해 30%의 인력을 정리했다.

올해 1분기에는 선박 수주가 조선업계 통틀어 9척에 그쳤다. 과거 분기당 100척을 넘겼던 수주량이 10분의 1로 줄었다. 때문에 향후 수주량이 증가하면 다시 채용을 하더라도 당장에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들어서 채용인원을 크게 늘렸음에도 수주량을 쫓아가기 버거울 정도였다"며 "이미 업황 부진이 예고됐지만 수주량 급감이 이 정도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해양 프로젝트의 경우 대부분의 조선소가 올해 하반기에 인도 시점이 집중돼 완공 후 물량 감소로 대규모 실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