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에 대한항공은 '방긋'…증권사 목표가 잇달아 상향

입력 2016-04-2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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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결정에 따른 충격이 커지고 있으나 한진해운의 모기업인 대한항공의 투자자들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그동안 대한항공의 발목을 잡았던 자회사 리스크가 감소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에 증권사들은 대한항공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가를 잇달아 상향조정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영구채 손상처리 가능성 등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증권사들은 한진해운의 모기업인 대한항공에 대한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조정했다. 한진해운 리스크 완화로 주가가 재평가 될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KB투자증권은 이날 대한항공에 대해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으로 자회사 지원 리스크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2만9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투자의견도 기존 '보유'에서 '매수'로 올려잡았다.

강성진 연구원은 "한진해운의 이번 자율협약 신청은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을 단독 지원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여전히 대한항공에게 책임을 물어 지원의무를 일부 부담시킬 수도 있으나, 그 금액은 축소될 수밖에 없고, 과거와 달리 반복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도 대한항공 한진해운의 관리절차 개시로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자금 지원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대한항공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단기매수'로 높였다.

류제현 연구원은 "한진해운의 재무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주가 변동성이 심해질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인 추가자금 지원 우려가 낮아진 만큼 매수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기존 4만원에서 4만5000원으로 올렸다. 신민석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을 인수한 이후 재무리스크기 부각되면서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주가 할인 요인이 발생했었다"며 "그러나 지난 22일 한진해운이 채권단 자율 협약을 신청하면서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추가 지원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번 한진해운 리스크 완화로 실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대한항공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68.0% 증가한 3191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세전이익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외화환산이익이 발생해 3232억원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한진해운 지분과 영구채 등이 손상처리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 연구원은 "한진해운의 지분 장부가는 5200억원 수준이며 영구채 규모는 2200억원"이라며 "이같은 부분이 손상처리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 연구원도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은 용선료 인하 협상 결과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수 있는데 실질적인 채권자인 선주들의 회생 없이는 채권단의 추가 지원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이 경우 대주주인 한진그룹의 추가지원 리스크 재발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항공이 기 출자한 주식과 대여금을 전액 회수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이며 만일 대여금에 대한 출자전환, 대주주 감자 등을 실시한다면 장부상 손실이 실현된 2016회계연도 주가순자산비율(PBR)아 1.0배에서 20% 가량 상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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