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차붐 추억’을 상술로 써먹은 벤츠 - 김희진 산업부 기자

입력 2016-04-25 11:37 수정 2016-04-25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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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는 자타공인 자동차 최고의 브랜드다. 언젠가 경쟁사가 장난처럼 “차는 역시 벤츠죠”라고 했던 말은 벤츠가 가진 위상을 축약한다. 아무리 이런저런 잡음이 많아도 벤츠의 ‘세 꼭지 별’ 로고가 주는 ‘권력ㆍ부ㆍ명예’의 상징은 참 근사하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일까.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행보를 보면 과연 ‘최고의 차’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작년 9월 잦은 시동 꺼짐 현상에 차주가 골프채로 차량을 부순 사건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고, 올 초에는 자동차 개별소비세 추가 인하분 환급 불가 방침을 정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환급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3월에는 당초 신고한 것과 다른 변속기를 장착한 차량을 판매해 국토교통부로부터 검찰 고발을 당했다. 법인세를 제대로 내지 않아 세무당국으로부터 500억원의 추징통보를 받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다. 최근에는 마케팅 철학에 금이 가는 일이 발생했다. 벤츠는 ‘추억도 A/S가 되나요’라는 슬로건 아래 차범근 전 감독이 30년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최고의 공격수로 활약했던 당시 소유한 ‘G바겐’을 성공적으로 복원해 기증하는 감동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하지만 SNS를 통해 차 전 감독이 G바겐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오면서, 차 전 감독의 ‘친구’였다던 G바겐 차량의 복원이 그저 마케팅을 위한 계산된 눈속임이었음이 드러났다.

국내 소비자가 벤츠에게 요구하는 것은 결국 브랜드의 진정성이다.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회사 입장에서는 ‘최적의 대응’을 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보는 시선은 늑대가 온다고 거짓말하는, 신뢰를 잃어버린 양치기 소년쯤 인듯하다.

양치기 소년은 억울할 수도 있다. 의도치 않은 여러 사건이 하나의 줄기로 자꾸 엮이며 브랜드 이미지가 과도하게 손상되고 있다고 하소연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갖고 싶어하는 세 꼭지 별 로고의 벤츠에게 이 정도의 진정성을 요구하는 것이 무리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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