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중독 탈출” 사우디 왕자의 승부수…경제개혁 15개년 계획 발표

입력 2016-04-26 08:17 수정 2016-04-2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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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마드 빈 살만 부왕세자, 아람코 IPO 등 포괄적 경제개혁 구상 ‘비전 2030’ 선표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의존 경제에서 탈출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모하메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자가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국영 아람코 기업공개(IPO)와 비석유 산업 진흥을 골자로 하는 포괄적 경제개혁 방안인 ‘비전 2030’을 발표했다고 2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비전 2030’은 장기화하는 저유가 기조로 인한 경기 침체와 재정수지 악화 등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사우디 경제를 살리겠다는 야심 찬 경제 개혁안이다.

모하메드 왕자는 사우디 국영 알아라비야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석유에 중독됐다. 이는 위험한 것”이라며 “사우디는 2020년 원유가 사라진다 하더라도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우디는 아람코 지분 5% 미만을 자국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상장 후 아람코의 기업가치는 2조 달러(약 2296조원) 이상으로 현재 세계 최대 시총 기업인 애플(약 5835억 달러)을 훌쩍 뛰어넘게 된다. 모하메드 왕자는 아람코가 상장 이후 독립적인 이사회를 갖게 되며 모든 재무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람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성장 분야에 투자돼 원유 의존도를 낮추고 재정수지 적자를 개선하는 데에 쓰인다. 아람코의 남은 지분은 사우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로 이전된다. PIF는 다른 정부 보유 자산도 손에 넣어 그 규모가 3조 달러에 이르게 되며 사우디 투자를 주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비전 2030’은 오는 2030년까지 사우디 국내총생산(GDP)에서 민간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의 40%에서 65%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오는 2020년까지 광산업에서 9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방위산업도 적극적으로 육성해 2030년에는 전체 국방지출의 50%를 자국 기업이 차지하도록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사우디 정부가 전액 출자한 방산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향후 사우디 증시에도 상장시킬 예정이다. 아울러 실업률도 현재의 11.6%에서 7.0%로 낮추고 여성의 노동참여율을 22%에서 30%로 높이며 중소기업이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에서 35%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미국 라이스대 베이커공공정책연구소의 짐 크레인 연구원은 FT와의 인터뷰에서 “모하메드 왕자는 빙하의 속도로 움직이는 것에 익숙한 시스템에 불을 붙이려 하고 있다”며 “그의 사고방식은 건전하며 시간표는 다소 촉박하다. 사우디는 (원유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경제를 다각화해야 할 절체절명의 순간에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는 재정수입의 73%를 원유에 의존하고 있다. 2016년 예산안은 3262억 리얄(약 100조원)의 재정적자를 전망하고 있으며 지난 2월 외환보유액은 2조2224억 리얄로 전년보다 17% 감소하는 등 경제에 드리운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모하메드 왕자는 살만 국왕의 아들로 국방장관을 맡고 있으며, 경제 정책을 총괄하고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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