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퇴직 면담' 알리안츠생명 구조조정…집단반발 조짐

입력 2016-04-26 09:46 수정 2016-04-2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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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보험 인수 한달도 안돼 200여명 명퇴계획 발표

중국계 안방보험을 새 주인으로 맞이 한 알리안츠생명이 임직원들 대상으로 대규모 명예퇴직에 나선다.

안방보험은 지난해 동양생명을 인수했다. 한국에서 두 개의 보험사를 거느린 탓에 양사의 구조조정은 예상된 수순이었으나 다소 빠르다는 시각도 있다. 알리안츠생명 지역단장 20여명은 서울본사로 소집돼 이번 구조조정안에 대한 회사측 입장을 전달받았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일 요스 라우어리어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 대표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200여명에 달하는 명예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라우어리어 대표는 “당사의 인력구조는 비슷한 회사들과 비교 했을 때 월등히 높고 비용 구조 효율성도 타사 대비 낮아 경쟁력을 잃어 왔다”며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한 구조 조정은 불가피하고 이 같은 견해는 안방보험과 알리안츠그룹이 같다”고 설명했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25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접수한다.

명예퇴직 대상자는 1981년 이전 출생, 2001년 이전 입사자 등 200여명이다. 현 알리안츠생명 임직원(1130여명)의 18%에 달하는 규모다. 이번 구조조정 발표는 지난 2014년 이후 2년 만이다.

이 날 발표된 명예퇴직 보상 내역에 따르면, 특별 퇴직금은 전 직급에 해당하고 1981년 이전 출생자로 2001년 이전 입사자를 대상으로 한다. 보상금은 퇴직 당시 평균 임금 등을 더해 최대 42개월치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알리안츠생명이 약 35억원 헐값에 안방보험으로 인수합병 되기 전에 구조조정에 나서리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알리안츠가 안방보험에 매각하는 조건으로 직원들의 구조조정을 책임지기로 했고 이번 발표는 이의 일환”이라며 “2014년 당시 위로금이 30개월 수준이었는데, 이번 위로금은 그 보다 많은 수준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요스 라우어리어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 대표도 안방보험 인수가 발표된 이후 임직원 간담회에서 향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해왔다.

또한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6일 안방보험과 주식매매계약서(SPA)를 맺은 이후 최근 노조와 명예퇴직 관련 노사협의 요청을 두 차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임직원 명예퇴직은 알리안츠가 안방보험에 35억원 헐값 매각에 이어 무리한 인력 구조조정까지 병행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알리안츠생명이 명예퇴직을 단행한 이후 최근 2년간 총 60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 발표 자리에 참석한 일부 지역단장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안에 불만을 제기했다는 후문이다.

한 지역단 관계자는 “회사가 나가라고 하는데 나가야지 받아들이는 수밖에 더 있겠냐”며 “회사가 매각될 예정이고 상황이 이렇게까지 됐는데 수긍할 수밖에 없지 않냐”고 토로했다.

알리안츠생명 지역단장은 모두 23명이다. 일부만 제외하고 상당수가 집단 상경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안츠생명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명예퇴직은 통상적 관례를 벗어나 경영진들이 직원들을 상대로 강퇴 면담을 할 예정으로 안다”며 “더욱이 경영 계획 없이 숫자 맞추기식으로 평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명퇴라 직원 들의 반감이 크다”고 전했다.

알리안츠생명 노조도 사측의 명예퇴직을 ‘강제퇴직’이라 규정짓고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노조 지도부는 ‘강제퇴직 면담 신고요령’과 ‘강제퇴직 대처요령’ 등을 노조원들에게 숙지시키고 있다.

알리안츠생명 노조게시판에는 ‘이번 희망퇴직은 반드시 실패할 것’ 등 사측 구조조정안에 대한 비판 글이 올라오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인력 구조조정이 지역단 통폐합을 동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동양생명을 인수한 안방보험도 인수 이후 지역단 수를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안방보험에 인수된 동양생명은 12개였던 지역단을 1달 뒤 10개로 줄였다. 지역단 산하 지점들도 113개에서 인수 이후 107개로 감소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1개 지역단에 설계사만 평균 360여명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1년새 2개 보험사들이는 등 국내 보험시장 지배력을 확장하고 있는 안방보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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