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손 놓은 조양호… 구원투수 3년만에 경영권 포기

입력 2016-04-2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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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를 살리고자 했던 조양호 회장의 꿈이 물거품이 됐다. 그는 직접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해 부활을 꿈꿨지만 “온 힘을 다해 살리겠다”던 한진해운의 경영권에서 손을 놓게 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 사실상 한진해운 경영권을 포기했다.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그의 마지막 결단이다.

한진해운은 조 회장의 부친인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설립한 컨테이너 전용선사다. 조중훈 창업자는 ‘해운왕’을 자처하며 한진그룹을 육(한진), 해(한진해운), 공(대한항공) 종합 물류 그룹으로 일궜다.

조양호 회장은 이러한 창업주의 영향을 받아 육해공 종합 물류 그룹의 수장으로 군림해 왔다. 1986년 한진해운이 적자 누적으로 인해 경영위기를 겪을 때도 조양호 회장은 당시 경영 실무로서 적자를 극복하고 정상화를 일궈낸 바 있다.

하지만 조중훈 창업주가 2002년 사망한 뒤 한진해운은 삼남인 조수호 회장에게로 넘어갔다. 조 회장 역시 2006년 사망 이후에는 부인인 최은영 회장이 맡아 경영 전반을 담당했다. 하지만 이후부터 한진해운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당시 해운업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이 턱없이 부족했었으며 호황업종이라는 이유로 고가의 선박을 대량 구매하며 무리한 확장을 펼쳤다. 또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계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두 번째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자 조양호 회장이 다시 한 번 나섰다. 그는 2013년부터 한진해운의 구원투수로 나서 약 1조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해 왔다. 하지만 상황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2014년 한진해운을 직접 인수해 대표이사 회장직에 오르게 된다. 당시 조양호 회장은 “한진해운 흑자가 이뤄지기 전까지 연봉을 받지 않고 무보수로 일하겠다”고 외치며 경영정상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양호 회장의 애정도 한진해운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진해운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현재 5조 6000억원에 달한다.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하며 조양호 회장은 ‘해운왕’ 타이틀도 내려놓을 만큼 두 손을 모두 들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은 한진해운에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지만 독자적 자구노력만으로 경영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해 자율협약을 신청하게 됐다”며 “채권단 지원을 토대로 한진해운 경영정상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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