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조선과 해운산업 구조조정을 위한 재원 지원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원규모 등을 당장 하루 이틀 사이에 결론내릴 분위기는 아니듯 하다.
함준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26일 오전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글로벌 금융안정 보고서 지역 설명회’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은 모르는 이야기다. (금통위 의안으로) 전혀 받은 것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중요한 이슈다. 이머전시(emergency, 급하게)하게 (금통위 의안으로) 올라올 사안은 아닌 것 같다. 논의를 많이 해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의견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고 밝혔다.
앞서 전날(25일) 일부 언론에서는 구조조정 실탄 마련을 위해 한은에 산은 1조원, 수은 1조원 등 총 2조원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었다. 현재 법상 한은이 수은 지원은 가능하지만 산은 지원은 불가능하다.
한은도 전일 “관련 법규와 중앙은행 기본원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수행해 나가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전날 퇴근길에 만난 이주열 한은 총재도 “나중에…”라고 말을 흐려 한은의 재원 지원을 기정사실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앞서 24일에도 청와대 서별관회의에 참석해 구조조정과 관련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아침 한은의 한 고위관계자도 출근길에 기자를 만난자리에서 “(지원과 규모 등에 대해) 모른다.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
한은 발권력이 필요한 이같은 지원은 한은 금통위 의결사항이다. 이에 따라 빠르면 이번주 28일로 예정된 금통위에서 결정될 수 있다는 추측이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