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경영난에 채권단의 관리를 받게된 가운데, 과거 한진해운을 이끌었던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퇴직전 97억원의 보수 및 퇴직금을 챙겨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최회장 일가가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발표 직전 지분을 전량 처분해 미공개 정보 이용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 회장은 2013년과 2014년 6월, 한진해운에서 퇴임까지 보수와 퇴직금 명목으로 모두 97억원을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최은영 회장은 유수홀딩스의 대주주로 이 회사는 지난 1949년 12월 설립된 옛 한진해운홀딩스다. 2006년 조양호 회장의 동생인 조수호 회장이 별세한 뒤 최 회장이 경영해왔다. 2009년 12월 해운사업부문을 신설법인인 한진해운으로 포괄이전한 뒤 상호를 한진해운홀딩스로 변경해 지주회사 체제로 운영됐다.
하지만 한진해운은 2013년 경기침체에 따른 해운업황의 어려움으로 경영난을 겪게 된다. 2013년과 2014년 한진해운은 각각 1조3392억원과 4679억원 등 총 1조8000억원 수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의 늪에서 헤맸다.
이에 2014년 최 회장은 한진해운의 경영권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넘기고, 6월 한진해운홀딩스는 한진해운 지분 36.7%와 상표권을 인적분할해 한진해운으로 합병 이전했다. 이로써 한진해운홀딩스는 한진해운의 지분 전량을 정리하며 한진해운과는 무관한 기업이 된다. 또 12월 유수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해 정보기사업과 외식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도 최회장은 보수를 꼬박꼬박 받아갔다. 2014년 6월 한진해운의 지분을 정리하며 최회장이 가져간 6개월간의 근로소득은 4억6000억원에 이른다. 퇴직금으로는 52억원을 챙겨갔다.
게다가 최회장은 두딸과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 발표 직전 보유 중인 한진해운 주식을 전량 매각해 도덕적 비난도 피할수 없게 됐다. 최은영 회장은 지난 8일부터 18일 열흘간 한진해운 주식 37만9569주를 전량 매도했고, 1986년생인 딸 조유경씨와 1988년생 조유홍씨도 4월들어 각각 29만8679주 씩을 전량 매도했다. 이들은 이번 거래로 5억원 이상의 손실을 피했다.
금융당국은 즉각 최은영 회장에 대해 조사를 착수 했다. 이날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산업 구조조정 협의체’ 개최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최은영 전 사주의 한진해운 주식 처분 문제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있다”며 “위법 사실이 있으면 엄정히 책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수홀딩스의 지난해말 기준 자본금은 651억500만원으로 대주주는 최은영 및 특수관계자가 지분 46.72%를 가지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최회장이 약 18%를 보유하고 있고, 두 딸인 조유경와 조유홍씨가 각각 9.5%씩을 재단법인인 양현재단이 9.9%를 가지고 있어, 최대주주와 특주 관계인의 지분율은 46.72%에 달한다.
지주회사인 유수홀딩스는 유가증권 상장사로 해운물류 IT전문회사인 싸이버로지텍(40.13%), 3자 물류업체인 유수로지스틱스(100%), 선박관리회사인 유수에스엠(100%), 식음료 회사인 몬도브릿지(100%), 전자상거래업 회사인 트리플스(100%)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들은 모두 비상장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