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런니 싫어요”…치아 미백 열풍에 금니 수요 ‘뚝’

입력 2016-04-2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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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캐리비안 해적' 주인공 잭 스패로우로 분한 조니 뎁. 출처=영화 화면 캡처
▲영화 '캐리비안 해적' 주인공 잭 스패로우로 분한 조니 뎁. 출처=영화 화면 캡처

세계적인 치아 미백 열풍이 금 산업에 악재가 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소개했다.

요즘 자신 있게 웃으려면 치아미백은 필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렇게 변색된 치아라면 손으로 가리고 웃는 사람도 더러 있다. ‘새하얀 미소’ 열풍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이러한 트렌드에 치아 미백제품 제조업체인 프록터앤갬블(P&G)은 웃음꽃이 피었지만, 금 산업에는 악재다. 하얀 치아에 대한 선호가 급증하면서 금니 수요가 급격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십 년 전만 해도 금니는 ‘부의 상징’이었다. 세계금위원회(WCC)에 따르면 십 년 전 치과용으로 소비된 금은 67t에 달했다. 현 시세로 따지만 27억 달러(약 3조1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치과용 금 수요는 60% 가까이 급감했다. 작년 한 해에만 금 수요는 5%에 해당하는 1t이 줄어 18.9t에 그쳤다. 치과용 금이 전체 금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정도다.

치과의사들은 이러한 의료용 금 수요 급감 원인으로 치아 화이트닝을 꼽고 있다. 치아 미백을 원하는 환자들이 치료용으로 금니 대신 치과용 시멘트나 세라믹을 원하고 있기 때문. 최근 치솟는 금값도 이러한 트렌트를 부추기고 있다. 휴고 삭스 호주치과협회(ADA) 부회장은 “치과 산업에 새하얀 치아를 가져야 한다는 유행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금이 다시 유행할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츄청린 싱가포르국립대학 치과보철학 교수는 “오래전 앞니에 금니가 있다는 것은 부의 상징이었다”면서 “그러나 시대가 변해 미용이 우리 삶에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사람들이 원래 치아 모양과 같은 크라운을 더 선호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금을 보철치아로 쓰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630년 초 에트루리아인이 보철 치아로 금을 사용했다. 특히 고대 여성들은 고의로 앞니 1~2개를 뽑아 빈자리를 금니로 메우기도 했다. 당시에는 앞니가 금니인 것이 미의 기준이었던 것이다.

시대가 바뀌고 미에 대한 기준이 바뀌면서 금니 수요가 줄어든 반면 P&G의 화이트스트립스와 같은 치아 미백 제품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미국인들이 처방전 필요없이 살 수 있는 치아미백제품에 4억2010만 달러를 쓸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치과의사들은 치과용 금니 우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호주 남부의 애들레이드대학 치의학과 린드세이 리차드 학장은 “내가 마지막으로 앞니에 금을 씌웠던 것이 10년 전 일이다”면서 “금은 어금니용으로 여전히 좋은 재료이지만 사람들이 보이는 것을 꺼려한다”고 말했다. 삭스 ADA 부회장 역시 어금니 크라운용으로 금이 가장 단단한 재료로 기존 치아 구조를 보전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치과의사로 일하는 S. 발라크리슈난은 “최소한 어금니에 한해서는 금니 사용에 대해 꺼려해서는 안된다”면서 “금니 크라운은 평생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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