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말레이시아 1MDB, 17.5억달러 채권 디폴트 선언…아부다비 IPIC와 ‘네탓 공방’ 여파

입력 2016-04-2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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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국부펀드인 ‘원 말레이시아 개발(1 Malaysia Development Berhad·1MDB)’이 17억5000만 달러(약 2조151억원) 규모의 채권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1MDB는 26일(현지시간) 아랍 에미리트 연합(UAE)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인터내셔널 페트롤리엄 인베스트먼트(IPIC)와의 대립으로 17억5000만 달러 규모의 채권에 대한 5000만 달러의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MDB는 26일 이메일 자료를 통해 2022년 만기인 채권을 공동으로 보증한 IPIC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자 지급을 보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이자 지급 불이행은 1MDB의 채무 74억 링깃에 대해서도 크로스 디폴트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1MDB와 IPIC는 어느 쪽이 이자를 지급할 지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데, 이는 작년 5월 상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측은 지난해 5월 합의된 1MDB의 IPIC에 대한 채무를 놓고 갈등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IPIC는 합의 당시, 보증하는 1MDB 채권 35억 달러 상당에 대한 이자 지급을 맡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IPIC는 이달 들어 1MDB 대출과 관련된 10억 달러가 넘는 이자 지급을 소홀히해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이 대립은 이자 지급 문제로 비화, 쌍방은 서로 이자 지급 의무가 상대방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8일로 예정된 이자 지급에 대한 5일간의 유예 기간은 25일로 종료됐다.

1MDB는 발표 자료에서 “이자 지급을 위한 자금은 수중에 있지만 원칙적으로 이자 지급은 IPIC의 의무라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IPIC가 모든 의무 이행을 받아들일 때까지 1MDB 역시 이자 지급을 보류할 수 밖에 없다”며, “법적 수단 동원 등 해결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2013년 1MDB 채권 발행의 주간사 역할을 했으며 당시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해당 채권에 신용등급 ‘A-’를 매겼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는 정크(투자부적격)등급보다 4단계 높은 것이다.

1MDB가 17억5000만 달러 규모의 채권에 대해 디폴트를 공식 선언한 여파로 이날 말레이시아 통화인 링깃 가치는 미국 달러에 대해 급락했다. 1MDB의 달러 표시 채권 가격 역시 떨어졌다. 미국 달러당 말레이시아 링깃 가치는 이날 디폴트 소식에 0.9% 하락하며 지난 2월 19일 이후 2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내고 있다. 이로써 링깃은 4거래일째 하락, 지난해 11월 2일 이후 가장 긴 하락세를 이어갔다.

말레이시아 5년물 국채 금리는 5bp(bp=0.01%P) 오른 3.49%로 6주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또 말레이시아 국가 부도 위험성을 나타내는 5년물 국채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프리미엄도 4bp 오른 167bp로 지난달 8일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슈뢰더투자관리의 레이먼드 치아 일본 제외 아시아 신용 리서치 대표는 “1MDB의 기술적인 디폴트는 말레이시아 기업과 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룰 칸다 1MDB 회장은 지난주 인터뷰에서 “우리는 5000만 달러의 이자를 지급할 충분한 돈이 있다”며 “그러나 IPIC가 일찍이 이자를 갚겠다고 했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IPIC는 전날 성명에서 1MDB가 디폴트를 내면 해당 이자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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