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개 금융지주회사가 1분기에 큰 폭의 당기순이익 증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계열 은행들이 LG카드 지분 매각에 따른 수익 발생이 큰 몫을 차지했기 때문으로, 이를 제외하면 수익성은 오히려 나빠졌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중 국내 4개 금융지주회사(우리, 신한, 하나, 한국)의 연결당기순이익은 2조3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4518억원에 비해 63.2%(9180억원) 증가했다.
금융지주회사별로는 신한지주가전년 동기에 비해 4834억원(+101.5%) 증가한 9598억원을 기록,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그 뒤를 이어 우리지주 8870억원(+4469억원, +101.5%), 하나지주 4402억원(+1519억원, +52.7%) 증가했다. 반면 한국지주는 유가증권처분익 등 비경상적 이익요인 소멸로 인해 전년 동기대비 66.5% 감소(-1642억원)한 829억원에 그쳤다.
이러한 현상은 수익성(ROA)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1분기 중 ROA는 3개 은행지주회사가 1.47~1.92%로 전년 동기 1.01%~1.16%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씨티그룹(1.21%), 미즈호그룹(0.42%) 등 주요국 은행지주회사에 비해 높은 수준이나, LG카드 주식 매각이익을 제외할 경우에는 0.86~1.25%로 낮아져 미국의 은행지주회사와 비교 시 다소 미흡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는 분기중 신한지주의 LG카드(9조8000억원) 인수 및 은행부문의 자산 증가(12조4000억원)에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회사별로는 LG카드를 자회사로 편입한 신한지주가 200조로 4개 지주회사 중 가장 큰 폭의 자산증가(+22조3000억원, +12.5%)를 기록했다.
이 외에 우리지주가 전년말 대비 1조3000억원(0.6%) 증가한 213조3000억원, 하나지주 119조8000억원(+3조7000억원, +3.2%), 한국지주 9조5000억원(1000억원, +1.1%)을 기록했다.
한편 3월말 현재 그룹 전체 자산에서 주력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주회사 설립초기인 하나지구가 은행비중이 96.7%로 가장 높으며, LG카드 인수 등으로 업종별 사업구성이 보다 다양해진 신한지주의 은행비중이 83.5%로 가장 낮았다. 우리지주는 은행비중이 90.7%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지주는 증권비중이 86.7%를 차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1분기 중 국내 금융지주회사는 외형상 양호한 실적 및 안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LG카드 주식 매각이익 등 특수요인을 제외할 경우 은행 등 주력부문을 중심으로 이익증가세가 정체 또는 감소하는 등 질적 측면에서 다소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며 “이에 따라 금감원은 금융지주회사가 주력부문의 성과관리 강화 및 사업다각화 지속 추진 등을 통해 안정적 수익기반을 확충해 나가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