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의 상장을 ‘신호탄’으로 4년전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이 쇄도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갈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부채 축소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수급 부담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카드 CB 주식 전환으로 오는 5일 142만1905주가 유가증권시장에 추가 상장된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전환청구권이 행사돼 114만1171주가 추가 상장된 바 있다.
삼성카드 CB가 잇따라 주식으로 전환되는 것은 CB 전환가격과 삼성카드의 상장후 시장가격간에 차익을 내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 2003년 6월 일반공모를 통해 8000억원 규모의 만기 5년짜리 1039회차 무보증 후순위 CB를 발행했다. 2006년 6월부터 시작해 내년 5월23일까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전환가격은 4만3040원이다.
삼성카드는 지난 4월25일 증권선물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지난달 18~21일 상장공모를 거쳐 같은 달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삼성카드가 상장공모를 위해 지난 5월21일 금융감독원에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할 때까지만 해도 CB 주식전환 금액은 8000억원 중 20억원이 채 안됐다.
하지만 삼성카드의 발행주식수(현재 1억1158만주) 증감 추이를 감안할 때 현재까지 주식으로 전환된 금액은 5일 추가 상장분을 합해 줄잡아 3300억 가량으로 추산된다.
공모가가 전환가를 웃돈 4만8000원으로 결정되고 상장후 시초가는 이를 훨씬 웃돈 6만2200원으로 결정되면서 차익을 노린 CB 주식전환이 쇄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카드로서는 앞으로 CB 주식전환에 따른 물량 부담을 겪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삼성카드 주가가 여전히 전환가를 훨씬 웃돈 5만7000원(2일 종가 기준)인데다 여전히 상당한 CB가 미전환 상태이기 때문이다.
남아있는 CB 4700억원 가량을 주식으로 환산한 규모는 1092만주 가량이다. 삼성카드 현 발행주식수의 10% 가까이 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현재까지 CB가 주식으로 전환된 금액은 대략 3300억원으로 추산된다”며 “언젠가는 나올 물량들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