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실패 역대 산업은행 수장 책임론

입력 2016-04-2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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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도하는 기업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그간 최전방에서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던 역대 KDB산업은행 수장에 대한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구조조정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국책은행을 대상으로 자본 확충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국민 혈세’가 투입된다는 논란이 커지자 이 같은 책임론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기관인 산은이 기업에 투입하는 지원자금은 기관 특성상 ‘공적자금’으로, 산은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칼잡이’ 역할을 하면서 채권단이라는 이름으로 매해 공적자금을 투입해왔다.

28일 재벌닷컴 및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 기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조선·해운 주요 5개사에 대한 산은의 차입금 규모는 7조2847억원으로, 전체의 약 40%에 달하는 비중이다. 여기에 수은이 보유한 차입금 4조7167억원까지 합칠 경우 공적자금 투입 비중은 60%를 넘어선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홍기택 산은 회장이 재직하던 당시, 대우조선의 대규모 부실이 불거지면서 4조2000억원이라는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대기업의 유동성 위기로 연신 구조조정 이슈가 터지면서 대규모의 공적자금이 가장 활발하게 투입된 해는 엄낙용ㆍ정건용 씨가 산은 총재로 자리했던 2000년과 20001년 사이다.

당시에는 대우그룹의 부도와 함께 하이닉스, 현대건설 등의 사태가 번지면서 수십조원의 금융지원이 이뤄졌다. 이 때문인지 엄낙용 전 산은 총재는 약 8개월의 짧은 임기를 끝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산은은 대우그룹 계열사를 자회사로 보유하게 됐고, 대우조선의 경우 아직 3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후 민유성 산은 지주회장이 수장으로 자리했을 당시인 2010년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조조정 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채권단과 함께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등 관계사에 수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고, 강만수 회장 시절에는 STX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STX조선해양에만 신규자금을 포함한 3조원이 넘는 규모의 금융지원을 결정했다.

현재 정부의 칼날이 산은을 향해 있지만, 사실상 정부도 이 같은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산은의 이름으로 공적자금이 투입됐지만, 사실상 정부의 지시 아래 금융지원이 이뤄진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산은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건전성 등을 이유로 구조조정 과정에 적극 개입하지 않을 때, 산은이 국책은행으로서 나설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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