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을 가다] 천연가스로 세종시 전력난방 책임지는 ‘청정 발전소’

입력 2016-04-2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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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발전 ‘세종천연가스발전소’ 가보니…

“행정수도 세종시 한복판에, 그것도 아파트 단지 옆에 발전소가 있다고?”

누구나 들어도 의아해할 만했다. 21일 찾은 세종천연가스발전소를 직접 가보니, 의문이 풀렸다. 한국중부발전에서 운영 중인 세종천연가스발전소는 세종특별자치시 금송로에 위치한 열병합발전소다. 6만6000여㎡ 부지에 가스터빈 두 대와 증기터빈 한 대가 530MW의 전력과 391Gcal/hr의 열을 동시에 생산해 세종시 각 가정과 정부세종청사에 전력과 열을 공급하고 있다. 대한민국 행정수도인 행복도시 세종시의 전기와 난방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것이다. 특히 일반 발전소 효율은 40% 수준이지만 세종천연가스발전소의 효율은 80% 이상에 달해 세종시민은 기존보다 난방비를 15%가량 절감하는 경제적 효과를 누리게 됐다.

세종시에서 처음으로 조성된 첫마을 아파트 단지 인근의 세종천연가스발전소는 발전과 환경 그리고 지역주민들과의 화합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사례로 손꼽힌다.

하지만 처음부터 주민과의 상생이 순조로웠던 건 아니었다. 초창기 발전소 건설 중이나 시운전 중에는 소음이나 먼지 등이 발생해 지역민들의 눈총을 받아야 했다. 더구나 세종발전소처럼 지역난방 등을 제공하는 열병합발전소에선 ‘백연(白煙) 현상’이 나타나는 까닭에 첫마을 아파트 일부 주민들은 오염물질로 오인해 적잖은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백연, 즉 하얀 연기의 정체는 가스를 태우고 열병합 과정에서 데워진 냉각수가 냉각탑을 거쳐 나갈 때 외부의 찬 공기와 만나 변하게 되는 수증기다. 추운 날 사람의 입에서 생기는 입김이나, 강과 호수에서 생기는 안개와 같다는 얘기다. 하지만 아파트 단지 바로 옆, 그것도 마치 ‘굴뚝’처럼 보이는 곳에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니 마치 공장의 매연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다. 발전소 측은 이 같은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직접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하얀 연기가 오염물질이 아니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설명하고 소통했다. 노력은 결국 빛을 발했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초기에 비해 지금은 백연현상으로 인한 민원이 1년에 한두 건 정도로 거의 사라졌다”고 전했다.

발전소의 원래 명칭은 ‘세종열병합발전소’였다. 하지만 천연가스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일부 주민들은 생활쓰레기나 폐기물을 연료로 쓰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는 등 사실과 다른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판단에 이름도 바꿨다.

이곳의 에너지원인 천연가스(LNG)는 인공적 과정을 거치는 석유와는 달리 지하에 기체상태로 매장된 화석연료로 메탄이 주성분이며, 가스전에서 천연적으로 직접 채취한 상태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청청원료다. 때문에 이를 이용해 발전소를 가동할 경우 석유나 석탄을 이용한 화석에너지발전소보다 이산화탄소 발생이 현저히 낮다. 세종천연가스발전소는 수질정화ㆍ질소산화물저감시설 등을 갖추고 있어 대기오염물질은 배출규제에 따른 법정 허용기준보다 크게 낮은 최하의 수준으로 배출된다. 또 저온 플라즈마 집진 방식의 수증기 저감설비도 설치해 수증기 가시현상 발생조건을 ‘영하 5도 이하, 습도 75% 이상’으로 강화했다.

발전소 측은 전력발전으로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지역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첫마을 6단지 아파트와 한솔동 주민센터 등 두 곳에 대기질측정기를 설치해 전광판을 통해 주민들에게 실시간으로 대기 오염농도를 알려주고 있다.

실제 발전소에 들어서니 녹지가 잘 조성돼 있고 외관이 깔끔해 도심 한복판에 우뚝 자리 잡고 있어도 전혀 어색할 게 없었다. 이곳은 세종시 도시계획과 어우러진 환경친화적 건설을 위해 설계단계부터 친환경 건축물 조형 그래픽을 적용했다. 소음이나 천연가스 사용으로 인한 냄새도 없어 열병합 발전에 사용되는 고압터빈이 있는 발전소 안쪽으로 들어가서야 이곳이 발전소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세종천연가스발전소는 단순한 전력과 열공급 시설차원에서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행복에너지 샘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역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역주민들로부터 ‘열린 발전소’로 평가받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선 발전소가 준공된 이후 2014년부터 최근까지 세종자원봉사센터와 함께 ‘두꺼비 집수리’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연 1회 주변 독거노인이나 불우가정을 대상으로 집을 수리해주고 일손봉사에 나서고 있다. 발전소 관계자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혼자 힘겹게 살아가고 있던 한 지역 젊은이가 집 수리 이후 사회복지사의 꿈을 갖게 된 것이 특히 보람 깊었다”고 말했다.

또 지역과 함께 하는 공동체 구현을 위해 2011년부터 다문화가정에 대한 한국어 교육과 한국가정 체험, 다문화축제ㆍ캠프 지원, 지역아동센터를 통한 현장지원학습 후원, 새마을 부녀회와 김장김치를 소외계층에 전달하는 ‘사랑의 김장나누기’등 지역밀착형 상생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역주민들과 교류를 위해선 주민클럽과 연계해 축구 동호회 등을 지원하고 복숭아축제ㆍ한솔동 음악회 등 지역문화 활동도 적극 후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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