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중국 간 합작으로 극동의 영농사업이 한층 탄력받을 것으로 보인다.
러·중간 극동농업개발기금(RFKAR) 설립에 관한‘주주간 협약서’가 체결됐다고 지난 26일(현지시간) 러시아 이스트러시아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알렉스 체쿤코프 극동바이칼개발펀드 대표와 중국 아시아태평양 식품재단의 리우 후안린 대표는 이날 양국 대표 자격으로 협약서에 서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번에 체결한 극동농업개발기금의 주주간 협약은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됐던 제20차 러·중 총리회담에서 양국이 합의한 극동영농사업의 공동추진에 관한 상호양해각서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이번 협약서에 따르면 펀드 자본금은 최대 100억 달러(약 11조3780억원)까지 납입할 수 있으며, 1차로 130억 루블(약 2280억원)이 납입된다. 자본금은 중국과 러시아가 9대1의 비율로 부담한다. 아울러 극동개발펀드가 공동기금의 51% 지분을 양도받아 경영권을 행사하고, 초대 대표는 추후 이사회에서 러시아 측 추천인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공동기금의 세부조건은 러시아 측에 보다 유리해 중국 측은 자본 조달의 조력자 역할로 한정됐다는 게 현지 업계의 의견이다. 주요 조건을 보면, 러시아 기업만이 농지를 소유할 수 있으며 농지에 최대한 친환경적이고 효율성을 고려해서 최신 농기계 사용조건이 포함돼 있다. 실제 농업에 투입돼는 노동력도 러시아 국민을 우선 채용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전체 인력의 최소 80% 이상이 러시아 국민이어야 한다. 또한 실제 사업으로 파생되는 기자재, 소모품 등 관련된 하청사업자도 반드시 러시아 기업을 우선사업자로 선정해야 한다.
공동기금의 실질적인 운영도 러시아 측이 도맡는다. 사업범위는 생산, 가공, 마케팅 등으로 관련 사업에서 원스톱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사업분야 또한 농업, 축산, 수산물 등 특별히 제한이 없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 정부가 발주하는 관급 영농산업 인프라개발 프로젝트도 참여할 수 있다. 사실상, 관련 산업범주의 모든 사업들을 영위할 수 있는 만큼, 모든 생산공정과 유통사업 등 알짜배기 사업들을 단번에 독식할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도 있다.
이번 협약과 관련, 알렉산드르 갈루쉬카 극동개발부 장관은 “이번 주주간 협약서 체결로 법적으로 유효한 계약으로 전환된 만큼, 명실공히 양국의 극동농업개발기금이 공식적인 첫 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간 남아있는 법적 마무리 과정은 내달이면 완료돼 6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공동기금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오는 9월 2~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제2차 동방경제포럼에서 공개된다. 무엇보다, 이번 주주간 협약서 서명은 양국의 극동농업개발기금이 기존 상호양해각서(MOU)단계에서 법적효력이 발효된 공식계약으로 전환된 것에 더욱 무게를 둔다는 게 극동개발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명수 러시아 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