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경제국 미국과 3위인 일본이 시장에 큰 실망감을 안겼다. 미국은 경기둔화의 늪에 빠졌고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깨고 금융정책을 동결했다.
미국 상무부가 28일(현지시간) 발표한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연율 0.5%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이 예상한 0.7%에 못미친 데다 지난 2014년 1분기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미국 GDP 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에 3.9%로 높아졌으나 3분기에 2.0%, 4분기 1.4%를 각각 기록하는 등 계속 떨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의 약 70%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은 1.9% 증가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1.7%를 웃도는 것이지만 지난해 4분기의 2.4%에서는 떨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저유가와 낮은 대출비용, 고용 증가, 예년보다 따뜻한 기후 등 펀더멘털이 소비친화적인 모습을 보였는데도 지출 증가세가 둔화한 것은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지적했다.
연초 금융시장 혼란과 신흥국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기업투자가 위축된 것이 미국 경기둔화를 심화시켰다는 분석이다. 기업 지출을 가늠하는 비거주 고정자산투자는 5.9%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휩싸였던 지난 2009년 2분기 이후 최대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소비가 크게 살아나지 않으면 가뜩이나 저유가와 강달러에 타격을 받은 기업들이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다.
한편 BOJ는 이날 이틀간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마이너스(-)0.1%로 동결하는 등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평소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필요하다면 주저없이 행동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던 만큼 시장의 실망감은 컸다. 시장은 BOJ가 이번 회의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최고조에 이른 상태였다. 충격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추가 완화 기대로 상승 출발했던 일본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오후 거래가 시작되자마자 하락세로 반전, 결국 3.6% 급락 마감했다.
뉴욕증시도 BOJ 실망감과 미국 경기둔화 여파에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1.17%로 지난 2월 23일 이후 2개월 만에 최대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3% 급락해 지난 2009년 3월 19일 이후 7년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