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을 타고 한국을 찾는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늘었지만 여행 관련주는 아직 활기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5월 6일 임시공휴일 지정 소식에도 주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보이는 1분기 실적과 대외 변수가 주가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증가한 138만9300명을 기록했다. 이중 중국인은 60만1600명이 입국해 16.8% 늘었다. 한자릿수(5.7%) 증가에 그친 2월에 비해 높아진 성장률이다. 내국인 출국자도 10.8% 늘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생으로 주춤했던 지난해 6월을 제외하면 18개월 연속 두자릿수 성장이다.
하지만 유커의 귀환을 반겨야 할 여행주의 주가는 연초 이래 부진한 상황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의 주가는 올해 고점(11만5000원) 대비 20% 떨어졌다. 모두투어 역시 17% 하락했다.
이들의 1분기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 못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실적 컨센서스(시장 추정치)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영업이익은 144억원에 머무를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한 수치다. 단거리 노선이 성장하면서 양호한 아웃바운드(해외여행 모객) 성장을 보였지만 서울 시내면세점의 부진이 아쉬움을 남겼다. 유성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내면세점은 초기 영업개시가 늦어지고 명품·화장품 업체 등의 입점률 부진, 인지도 부족에 따른 판관비 지출 등으로 1분기 55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모두투어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감소한 44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컨센서스 영업이익은 1개월 전(59억원)에 비해 25%나 줄어들었다. 아웃바운드 부문은 장거리(유럽) 노선 부진으로 ASP(평균판매단가)가 하락했고, 서울호텔직업학교가 올해도 적자를 이어가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ASP 상승을 이끌 장거리 노선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단거리 노선의 중심축인 일본이 변수로 작용하는 점은 당분간 주가에 부담을 줄 요인이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여행에 대한 내국인 수요가 강해 다른 지역 여행으로 대체될 수 있겠지만 4~5월에는 일본 여행 취소 등에 따른 기회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올해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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