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에서 사노피까지…글로벌 제약업계, 항암제에 베팅하는 이유는?

입력 2016-04-2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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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뉴시스
▲사진=AP뉴시스

전 세계적으로 암 투병 비용이 증가하면서 환자들이 이중고를 겪는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들이 암 치료와 관련한 신약에 수십억 달러 베팅에 나서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프랑스 제약업체 사노피는 이날 미국 전립선암 치료제 제조업체 메디베이션을 93억 달러(약 10조6066억원)에 인수 제안을 했다. 이는 메디베이션의 최근 2달 평균 주가에 50%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기존 항암제 매출이 신통치 않자 항암제 사업 확대에 나선 것이다.

이와 별개로 미국 제약업체 애브비는 스템센트릭스를 58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템센트릭스는 항암제 개발업체로 전자결제서비스 업체 페이팔의 공동창업자이자 유명 벤처 투자자 피터 틸이 투자에 참여한 기업으로 잘 알려진 기업이다.

이들이 이처럼 통 큰 베팅에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해당 업체의 인수를 통해 항암제에 대한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엄청난 매출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과도한 약품 가격 책정은 미국 정치계는 물론 의료계에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사노피가 이번에 사들인 메디베이션은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업체다. 이 업체가 2012년 내놓은 전립선암 치료제 엑스탄디(Xtandi)를 1년간 복용하려면 약 12만9000달러(약 1억5000만원)가 든다. 비싼 약값 덕에 회사는 이 치료제 매출로 지난해 19억 달러를 거둬들였다. 비싼 약값이 논란이 되자 지난달 미국 의회의 일부 의원들은 미국 보건복지부에 서한을 보내 해당 약값이 불합리하게 높아 약에 대한 환자들의 접근성을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변호사들도 보건복지부에 메디베이션이 가진 엑스탄디에 대한 특허기술을 다른 제3의 제약사에도 허가해 가격을 낮춘 복제약품을 만들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메디베이션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일본의 아스텔라스와 자사가 전립선암 치료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모스 시메오니디스 RBC캐피털 애널리스트는 “대형 제약사들은 특허자산에 대한 고가 가격 책정 능력에 자부심이 강하다”면서 “이들이 기업 인수 당시에 지불하는 프리미엄은 곧 그들이 원하는 가격책정력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브비가 메디베이션을 인수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메디베이션은 이날 이사회를 통해 인수제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수가격이 주당 70달러 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애브비는 인수에 성공한다면 메디베이션에서 개발 중인 폐암 치료제가 연간 5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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