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롤리키보드 달콤하게 다가와

입력 2016-05-0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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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는 분노조절장애와는 아주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인터넷 세상의 댓글을 보다 보면 분노할 일이 생기더라. 정기적으로 오락실 좀비에게 총을 쏘며 스트레스를 푸는 디자이너 K와 달리 에디터는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에디터가 롤리키보드를 산 이유다.

물론 키보드배틀만을 위해 산 건 아니고, 언제 어디서나 글을 쓰려고 샀다. 그런데 롤리키보드(이하 롤리키보드1)를 산 지 한 달 만에 롤리키보드2가 나왔다. 이런 F…

롤리키보드2는 전작보다 어떤 점이 좋아졌을까. 먼저 여는 방식이 더 편해졌다. 처음 롤리키보드1을 신기해하며 구경하는 사람 중 대다수는 “뭐야 이거 어떻게 여는 거야”라고 말한다. 투명테이프의 시작선을 찾듯 한참을 찾고 나서야 화살표(▲)를 발견하고 마침내 키보드를 펼치곤 했다.

다행히 롤리키보드2에는 오픈탭이라는 손잡이(?)가 있다. 오픈탭에는 Rolly keyboard라고 적혀있다.

로고 디자인이 살짝 바뀌었는데 롤리키보드2의 로고를 보면 ‘o’부분이 오각형으로 되어있는 걸 볼 수 있다. 1에서는 어떨까 찾아보니 사각형이었다. 아니, 우리 엘지가 달라졌어요! 이런 디테일은 감동을 준다.

스마트 기기를 페어링 할 수 있는 제품도 최대 2개에서 3개로 증가했다. 동시 사용은 지원하지 않지만, 안드로이드/ iOS/ Mac/ 윈도우 모두 지원한다. 완전히 접었을 때, 두께 30.7mm, 너비 274mm, 무게 161g(배터리 포함)이다.

키보드 겉면의 질감도 달라졌다. 소재는 플라스틱으로 전작과 동일하지만 우툴두툴한 질감이다. 펼쳐놓고 보니 아르마딜로 같다. 하지만 롤리키보드2를 보다가 롤리키보드1을 보니 조금 심심해 보인다. 역시 ‘뇌이징’은 무섭다. 

롤리키보드1 겉면에는 엘지 로고가 떡하니 있다. ‘나 엘지제품이에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 롤리키보드2에는 아무런 로고도 없다. 그렇다. 로고는 없으면 없을수록 깔끔하다.

미끄럼방지 고무 탭은 4개에서 3개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면적은 더 넓어졌으니 성능은 향상된 셈.

사실 롤리키보드1에서는 미끄럼 방지 기능을 거의 못 했다. 마찬가지로 롤리키보드2에서도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여전히 잘 미끄러졌다. 그래도 전작보다는 나아졌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겠지?

가장 반가웠던 건 내장 거치대의 업그레이드였다.

롤리키보드1에서는 거치대의 간격이 넓어서 에디터가 사용 중인 G4조차 세로로 거치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한쪽에만 거치하기엔 불안했다. 결국, 인스타그램을 할 때는 가로로 놓고 고개도 역시 가로모드로 전환했다. 롤리키보드2에서는 간격이 좁아져서 안정적인 거치가 가능하다. 

마음에 든다. 그래도 여전히 아쉬운 점은 있다. 세로로 거치하면 스마트폰을 충전하기 곤란하다는 점이다. 충전을 하며 사용을 하려면 반드시 가로로 놓아야 한다. 롤리키보드3에서의 변화를 기대해본다.

이제 키보드의 핵심인 키입력에 대해 말할 차례다. 이에 앞서 퀴즈를 하나 내려고 한다.

롤리키보드1의 Q키에는 ‘Q,ㅂ, 1, !’이 한 칸에 몰려있다. 이 중 느낌표(!)를 입력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키를 눌러야 할까?

1. SHIFT+Q를 누른다

2. SHIFT+Q를 두 번 연속해서 누른다.

3. Fn+Q를 누른다.

4. SHIFT+Fn+Q를 누른다.

정답은 4번이다. Fn+Q만 누르면 1이 입력되고 SHIFT까지 누르면 느낌표(!)가 입력된다. 다른 특수문자도 마찬가지여서 인스타그램 중 해시태그(#)를 넣는 방법을 몰라 한참을 찾은 적이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방향키 역시 SHIFT 키에 밀려 구석에 찌그러져 있었다. 이렇듯 롤리키보드1의 휴대성은 좋았지만 키입력의 직관성은 완성도가 떨어졌다.

다행히 롤리키보드2는 5단으로 늘어났고 키도 많아져 편리해졌다. 한글키와 함께 좁은 공간에 다닥다닥 붙어있었던 숫자키도 드디어 독립했다.

방향키 역시 원래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왔다. 키의 크기가 전작보다 작아져서 처음에는 오타가 잘 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놀라운 적응의 동물임을 잊지 말자. 이틀만 쓰면 금방 적응한다.

키감의 우열을 가리기는 어려웠다. 둘 다 나쁘지도 뛰어나지도 않다. 롤리키보드1의 경우 키를 세게 두드릴 때 약간의 소리가 났다. 일반적으로 키보드를 두드릴 때 나는 소리인데, 소음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조용한 편이다. 롤리키보드2는 그것조차 줄여서 정말 조용하다. 가볍고 부드럽다는 것이니 단점은 아니다. 하지만 너무 조용해서 쫀득함이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사람의 취향에 따라 선호가 갈릴 것 같다.

롤리키보드는 언제나 가지고 다닐 수 있는 ‘극강의 휴대성’이 매력인 제품이다. 블루투스 키보드의 본질이 휴대성이라 생각한다면 롤리키보드는 충분히 만족을 줄 것이다. 특히 언제든지 키보드 배틀에 임할 준비가 되어있는 에디터 같은 사람에게는 더더욱. 싸움은 템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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