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청년과 여성이 함께하는 미래

입력 2016-05-03 10:46 수정 2016-05-0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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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여성과 청년 인력의 중요성은 더 강조할 필요도 없다. 중요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살아가는 데에는 여러 가지 난제가 많다. 12%대에 육박하는 청년실업률과 남성에 비해 55.2%에 불과한 여성고용률이 잘 말해준다.

더 기막힌 통계도 나왔다. 우리나라 출생아 숫자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는 통계청의 발표다. “아이 울음소리가 사라진다”는 말이 과거 농촌에서 나왔는데 이제 도시도 마찬가지다. 출산율이 감소하는 가장 큰 원인은 여성들의 과중한 육아 부담 때문이다. 출산이나 육아 등으로 인해 직장을 포기하는, 이른바 경력단절 여성이 200만 명이 넘는다. 기혼 여성 5명 중 1명은 경력단절 여성이라고 보면 된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방안을 정부가 추진하고 있으나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기는 어렵다.

출산율 감소는 경제활동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 국력 쇠퇴를 가져온다.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생산인구 부담이 가중되고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면 당연히 국가의 잠재성장률이 낮아진다. 이 결과는 청년실업 확산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유엔 양성불평등 지수가 한 단계만 개선돼도 경제성장률이 1% 상승한다”면서 여성 인력 고용을 강조한 바 있다. 세계적 경영컨설팅 기업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1970년 이후 여성 노동력의 증가로 인한 국내총생산(GDP) 기여도가 25%에 달한다. 맥킨지 보고서는 “한국이 선진국에 진입하려면 여성 인력들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고도 분석했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과 임현옥 한국생활개선중앙회장, 그리고 남녀 청년 대학생들을 초청해 ‘여성·청년 창업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aT가 제공한 창업 사업장인 인큐베이팅 식당 ‘에이토랑’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청년들은 3주간 에이토랑을 운영하면서 직접 메뉴를 만들고 요리하고 서빙도 하고, 서비스, 경영, 고객 응대, 정산, 인테리어, 홍보 등 창업 전 과정을 몸소 체험했다. 청년 창업의 장은 창업 성공률을 높여 사회적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또 농식품 분야에 우수한 청년 및 여성 인재가 참여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반영함으로써 농식품 산업 발전도 견인할 수 있다.

식당 대표가 되어 직접 사업장을 운영해본 대학생들은 “고객들을 상대로 매장을 직접 운영하면서 경영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게 됐다”, “창업 경험을 해보지 않았다면 나중에 크게 후회할 뻔했다” 등 경험담을 밝혔다. 강은희 장관은 본인도 30대 초반 엄청난 실패를 경험했다면서 청년과 여성들의 창의력과 섬세함,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청년 창업 인큐베이팅 꽃가게인 ‘에이티움’을 둘러보면서 “기념일에 주고받는 축하화환이나 난화분 모양이 대부분 비슷한데 ‘나만을 위한 꽃’이라는 의미와 감동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조언도 했다. 무엇보다 청년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희망을 가졌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많은 대학생들이 “사업장을 운영해본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실제 취업이나 창업을 할 때에는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최근 정부도 청년과 여성 취업 연계 강화 방안을 발표하는 등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 중이다. 농식품 분야야말로 청년과 여성들의 일자리가 풍부하고 창업 성공 기회가 많은 곳이다. aT의 청년 창업 인큐베이팅 사업에 참여한 여성의 비중은 66%에 달한다. 미래 희망이 보이는 듯하다.

세계적으로 일자리 창출이 점점 어려운 구도로 변해 간다. 사람을 대체할 기술이 발전하고 기계화·정보화로 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현실이다. 현실을 비관하지 말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필자는 주목받는 미래의 유망 분야로 농업과 식품부문을 강조한다. 먹거리 중심의 생산 농업이 기능성 농업, 관광, 의료, 체험, 교육, 신소재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의 섬세함과 청년의 도정정신이 융복합해 창조경제의 꽃을 피울 분야가 농식품 분야이다. 여성과 청년들이여, 농식품 분야에 도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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