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 대한 구명로비 의혹에 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이 정 대표를 둘러싼 각종 의혹 전반에 대해 조사할 예정인 가운데 재계나 정·관계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 3일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법조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 이 회사 본사와 사건을 수임했던 최모 변호사 사무실, 관할 세무서 등 10여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그동안 정 대표의 사건 브로커 역할을 해온 이모 씨의 행방을 추적하면서도 "법조계 로비 의혹과는 별개의 사건으로 인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이날 압수수색으로 검찰 수사는 법조계 로비를 벗어나 네이처리퍼블릭의 사업 확장과 관련한 전방위 로비 의혹을 규명하는 방향으로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 대표에 대한 구명 로비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이 있었는 지에 관해 법조계 전반을 조사하는 한편 네이처리퍼블릭의 사업확장 과정에서 이뤄진 금품 거래 내역도 파악할 예정이다. 현재 상고심 재판이 진행 중인 정 대표를 재조사하는 것은 물론, 이 씨와 부적절한 만남으로 물의를 일으킨 임모 부장판사, 정 대표의 변호를 맡았던 검사장 출신 변호사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씨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이 씨가 서울메트로 지하철 역사 내 네이처리퍼블릭 매장 확보를 위한 로비를 벌인 정황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정 대표의 사업 확장과 관련해서는 이날 검찰이 방위사업 브로커 한모 씨를 체포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3일 군납 등 방위산업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한모 씨를 체포하고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한 씨는 네이처리퍼블릭이 롯데 백화점 면세점 입점을 위해 로비를 벌였다는 풍문에 연루된 인물이다. 검찰 관계자는 "한 씨는 원칙적으로 방위사업 비리와 관련해 체포를 했고, 이 혐의에 대해서 조사할 예정"이라면서도 "한 씨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소문이 돌고 있어서 체포된 김에 관련 내용을 물어볼 것"이라고 밝혔다.
만일 검찰이 이 씨와 한 씨의 활동내역을 토대로 수사를 확대한다면 이번 사건은 법조 비리를 넘어선 '정운호 게이트'로 번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