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는 공식업무 첫날인 4일 정의화 국회의장과 야당 지도부를 예방하며 협치 행보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부터 김광림 정책위의장과 함께 정 의장을 시작으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ㆍ천정배 공동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를 잇따라 만났다.
특히 이번 20대 국회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에 각별한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이날 국민의당의 상징색과 유사한 연한 초록색 넥타이를 맨 정 원내대표는 “오늘 (국민의당) 대표님들을 만나려고 넥타이 색깔을 초록색을 했다”며 “국민의당에 잘 보이라고 부인이 (초록색 넥타이를) 골라 줬다”고 말했다.
회동 시간도 정 의장과 더민주ㆍ정의당 지도부와의 만남은 각각 10분 내외에 그쳤지만 국민의당은 안ㆍ천 공동대표와 박 원내대표 내정자를 포함해 도합 45분 가량 면담을 이어갔다. 대화는 주로 과거 인연에 얽힌 일화나 덕담이 주를 이뤘으며,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정 원내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 정당투표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을 지지했던 분이 많이 있으신것 같다”고 말하며 “‘피가 섞인’ 느낌”이라고 표현했다고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이 전했다.
정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와의 별도 회동에서도 “대선배님이신 박 원내대표가 계시니 많이 의지해야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일하고 경제 살리는 국회, 오직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똑같다”면서도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캐스팅보터’ 역할이 아니라 선도하는 정당으로서 거래나 흥정의 정치는 지양하겠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진 더민주 김 대표와의 만남에서는 개인적인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김 대표에 대해 “평소 존경하고 따르던 분”이라면서 지난 2010년 이명박 정부 정무수석으로 기용될 당시를 언급하며 “조언을 부탁하려고 만나 뵀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이 지금 제2당으로 국회 내에서는 위치가 내려갔기 때문에 정 원내대표의 활약이 매우 중요할 것 같다”면서 “원내대표를 잘하면 갑자기 ‘충청 대망론’이 나올 수도 있고 하니 잘하라”며 ‘뼈있는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