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9일(현지시간) 세계 각국 정상과 그 일가, 기업인, 유명인 등의 조세 피난처 이용 실태를 파헤친 ‘파나마 페이퍼스’ 2차 정보를 공개했다.
ICIJ는 이날 약 21만개의 해외 페이퍼 컴퍼니와 그 관련 정보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해외 계좌와 연관된 36만명 이상의 사람과 기업 명칭이 포함돼 있다고 ICIJ는 밝혔다.
앞서 ICIJ는 지난달 파나마 최대 로펌 모색폰세카의 유출 정보를 바탕으로 ‘파나마 페이퍼스’를 1차 공개했다. 아이슬란드 총리와 스페인 산업장관이 물러나는 등 전 세계에 큰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ICIJ가 이날 공개한 데이터베이스에는 최병두 동진쎄미켐 부회장 등 한국인 175명(중복 포함)과 8개 페이퍼 컴퍼니가 등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ICIJ의 파나마 페이퍼스 공개 작업에 참여한 국내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는 고(故)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과 진로 전 임원들이 연관된 페이퍼 컴퍼니 3곳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3곳 모두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것으로 조사됐다.
형원준 SAP코리아 대표는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베노트레이딩리미티드와 칸다그룹 등 두 곳에 지난 2003년 주주 겸 이사로 이름을 올린 것이 확인됐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그밖에 대우 파나마 법인장 출신 임직원들이 차례로 이사를 역임한 페이퍼 컴퍼니 대우(라틴아메리카)도 발견됐다. 어학전문교육기업 YBM은 지난 2005년 설립된 더트레이딩컴퍼니리미티드의 주주명부에 이름이 거론됐다. 이에 대해 YBM은 회사 명의가 도용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일본에서는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최고경영자(CEO)가 버진아일랜드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외에 소프트뱅크와 이토추상사, 마루베니 등 일본 대기업들이 명단에 포함됐다.
BBC는 파나마 페이퍼스에서 공개된 유령회사 대부분이 버진아일랜드를 소재지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