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금환급을 확대하고 은행들의 대출 독려를 골자로 한 새 수출진흥책을 도입했다.
중국 국무원은 9일(현지시간) 은행들에 중소 수출업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을 지시한 정책 가이드라인을 발행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국무원은 수출업체에 대한 부가가치세 환급도 확대할 것이며 수출신용보험에 대한 단기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약속했다.
새 가이드라인에 세부사항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국무원은 “글로벌 무역전망이 더욱 복잡해지고 악화하고 있어 중국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번 대책은 이에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견실한 해외무역, 특히 수출은 지난 40년간 중국 경제성장을 뒷받침해온 핵심 원동력이었다고 WSJ는 전했다. 그러나 중국 수출은 글로벌 경기둔화, 아시아와 기타 신흥국과의 경쟁 격화 등으로 최근 부진을 면치 못했다.
중국 해관총서가 전날 발표한 지난 4월 수출은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 감소해 3월의 11.5% 급증이 반짝 회복세에 불과했음을 보여줬다. 이는 전년 대비 거의 변동이 없을 것이라던 시장 전망도 벗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수입은 10.9% 급감해 전문가 예상치 4.0% 감소보다 크게 부진했으며 1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에 이날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가 이날 2.8% 급락했다.
중국의 공격적인 수출진흥책은 다른 나라와의 무역갈등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중국은 이미 수출업체 지원 규모가 연간 수십억 달러에 달하며 여기에는 전기료 인하, 현금 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미국이 현재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무역분쟁 20건 가운데 약 11건이 중국과 관련 있다. 중국은 지난달 미국의 압박에 섬유와 해산물 등 7개 산업에 적용했던 수출 보조금 지원 프로그램을 중단하기로 했다.
그러나 중국은 제조업체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 것을 우려해 수출업체 지원에 나섰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은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과 내수 촉진을 위해 이날 가이드라인에서 첨단기술 제품과 일부 소비재 수입에 대해 관세를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내연기관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에 대해서는 부가세를 전액 환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