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한전KPS, 한전기술 등 원전공공기관이 모든 품질문서의 원본과 사본을 대조해 위ㆍ변조 여부를 검증하기로 했다. 원전비리의 발단이 된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 조작’을 막기 위해서다. 특히 납품 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수원은 물품 구매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구매 단계별 전담조직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외부 구매전문 인력도 확보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원전 공공기관 운영계획’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 운영계획은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원전비리 방지를 위한 원자력발전사업자 등의 관리감독에 관한 법률(원전감독법)’을 준수하기 위한 향후 2년간의 구체적 업무계획을 담고 있다.
운영계획에 따르면 우선 한수원은 구매ㆍ계약 투명성 강화 차원에서 구매단계별로 전담조직을 독립적으로 운영해 부서간 견제와 균형을 유지할 계획이다. 또 공급망관리(SCM) 전문가와 변호사 등 외부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공급사에 대한 품질전문가 멘토링 확대ㆍ시행하기로 했다. 구매규격서 사전 공개ㆍ검증절차를 운영하는 한편, 수의계약품목은 상시공개하는 시스템도 갖춘다.
원전 시설관리와 관련해서는 중장기 설비관리프로그램과 원전 고장 조기경보 시스템을 본사에 구축해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고 협력회사 자료전송 보안관리체계도 마련해 자료유출을 통제하기로 했다.
또 한수원을 비롯해 한전KPS, 한전기술, 한전연료, 한국전력(원전수출분야) 등 5개 원전 공공기관은 전에 납품되는 모든 품질문서에 대해 시험기관이 제출한 원본과 납품업체가 제출한 사본을 대조하여 진위여부를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중요설비에 대해서는 제작과정 중 현장입회, 성능시험 등을 진행하고 품질문서를 위ㆍ변조한 업체에 대해 2~3년의 입찰제한, 최대 10년간 협력업체 등록취소 등의 조치를 취해 사실상 영구히 업계에서 퇴출시킨다는 계획도 내놨다.
원전공공기관들은 2~3년 주기로 정기적인 조직 진단도 실시해 인력 보완에도 나선다. 간부직 일부를 민간에 개방하는 ‘전문계약직’ 제도를 운영하는 등 외부 전문가 채용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한수원은 올해 고리1호기 영구정지 결정 등을 반영한 중장기 조직관리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관련 기관들은 원전주변 방사능 조사결과 등 정보공개 대상을 확대하고, 지난해 16차례 열었던 원전 지역본부별 소통위원회를 올해는 24차례 열어 주민의견 수렴을 강화하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운영계획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산학연 전문가로 점검단을 꾸려 매년 기관별 실적을 점검할 것”이라면서 “점검결과는 산업부 홈페이지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행실적이 미흡한 기관에 대해서는 시정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