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수요부진이 휴대전화 관련 업체의 주가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수요부진이 IT 수요 위축과 맞물려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주가는 최근 1달 새 11%, LG전자의 주가는 9% 하락했다. 휴대전화 부품업체 KH바텍과 아모텍의 주가 역시 각각 16%, 12% 내리는 등 휴대전화 관련주의 주가가 전반적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시장 조사 전문 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전분기 대비 1.8% 감소한 3억3000만대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역성장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스마트폰 판매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전분기 대비 25% 줄어들어 부진을 주도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스마트폰 판매량도 전분기 대비 15% 하락했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판매 부진은 애플의 아이폰 6S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의 약진에도 아이폰 판매 부진과 중국 선도 업체들의 부진으로 전년동기 대비 역성장세를 나타냈다”라고 분석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위축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스마트폰 수요마저 역성장을 나타낸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IT 수요부진이 심화하는 국면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상대적으로 고성장을 이끌어야 할 신흥국의 성장 정체가 두드러졌다. 중국은 지난해 4분기부터 전년 대비 역성장을 진행하고 있으며, 30%를 넘는 전년 대비 성장률을 기록하던 인도는 지난해 4분기부터 10%대로 떨어졌다. 이 같은 결과는 경기부진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과 인도시장은 초기 구매 시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경기부진 외에도 몇 가지가 더 있다. 휴대폰 교체주기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혁신적인 기능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지난해부터 다시 길어지고 있다. 글로벌 중고폰 시장도 점점 커지는 점과 글로벌 이동통신사들이 보조금 규모를 축소하는 점도 스마트폰 판매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시장은 중국 샤오미, 화웨이 등 선두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에도 애플, 삼성 등 선두 업체들의 플래그십 모델 판매가 줄어들면서 전 분기와 유사한 성장률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증시 전문가들은 휴대전화 관련주에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휴대폰 부품업체들의 5~6월 가동률은 전방산업의 변화로 지난 3~4월 대비 낮아질 전망”이라며 “전장과 관련된 아이템을 확보한 ITㆍ부품 업체인 LG전자, 파트론, 세코닉스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방향성을 보고 투자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