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진의 루머속살] 개미들도 중장기 투자를 하고 싶다!

입력 2016-05-1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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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부 차장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직접 투자 뿐만 아니라 펀드 등 간접투자에서도 단기투자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물론 증권당국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의 단기투자 성향에 우려의 목소리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개미들의 단타를 두고 “냄비근성이다”, “투자가 아닌 투기를 한다”, “도박성이 강하다”등 여러 원인을 이야기 하지만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분석이다.

개미들이 단타에 치중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중장기 투자를 할 여건도 안되고 투자할 종목도 없기 때문이다.

세계 1위 라며 전문가들이 극찬 하던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과 양대 국적선사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등 5종목 시가총액은 5년4개월 동안 45조원이 허공에 사라졌다. 5년 전 아니 2년전이라도 우량주로 꼽히던 이들 종목을 장기 투자한 개인투자자에게는 어떤 조언을 했는지 뭍고 싶다.

이들 종목 이외에도 포스코 등 우량주 가운데 장기 투자했다면 테마주 투자 이상으로 손실을 봤을 것이다. 개미들에게 훈계만을 늘어놓는 전문가들 가운데 조선3사와 해운주, 철강주 등 우량주들이 골치덩어리주식들로 전락할 동안 경고나 정확한 분석 보고서를 본 기억이 필자에게는 없다.

증권사, 기관투자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개미들의 단기투자가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회사 경영자 입장에서도 장기적으로 기업 실적을 제고 하고 배당을 늘리기보다 주가 부양하는 데만 치중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는 앞뒤 맞지 않는 분석과 지적이다. 최경환 전 부총리의 정책으로 박근혜 대통령 정부 들어 배당이 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상장사들이 배당이 낮은 것은 최대주주들의 지분이 낮기 때문이다.

지분이 낮은 최대주주들은 자신들의 연봉을 높이거나 자신들이 지분이 높은 비상장사에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기업의 순이익을 가져간다. 지분 5% 많아봐야 10% 갖고 있는 최대주주가 개미들의 단타 때문에 배당을 늘리기보다 주가 부양에 치중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개미들에게 초등학생 훈계 하듯이 해서는 투자 문화를 바꿀 수 없다. 개미들이 단기투자에서 중장기투자를 하게 하려면 전문가들이 전문가다워야 하고 증권사들이 진정 고객 입장에서의 자산관리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식시장이 9년째 2000포인트 전후에 갇혀 있는 박스권을 뚫고 대세 상승해야 한다. 주가가 꾸준히 오르면 자연스럽게 중장기투자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야 수익이 더 좋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를 봐도 그렇다.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 상반기 까지 대세상승을 보이자 2014년 통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단기에서 장기로 바뀌었다. 2014회계연도(2014년 4월~20115년 3월) 기준 일본 개인 투자자들의 평균 주식 보유 기간은 1년 전보다 3.3개월 긴 8.9개월로 늘어났다. 주식형 펀드상품의 보유 기간도 1.8개월 늘어난 2.2개월로 확대됐다.

데이트레이딩이라는 매매 기법 자체가 미국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은 단기투자 보다는 중장기투자가 주를 이루고 있다. 당연하다. 미국 다우지수는 2008년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상승했다. 주식이든 펀드든 매수하고 가만히 있으면 돈을 버는데 누가 단기 투자하겠는가.

개미들도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하면서 하루 종일 뚫어져라 모니터만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주식거래 세금을 억대 연봉자 수준으로 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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