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벤처 대표주자’ 렌딩클럽 파문 후폭풍...온라인 P2P 대출 사업 모델에 회의론

입력 2016-05-11 12:29 수정 2016-05-1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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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통한 개인간(P2P) 대출 산업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핀테크 벤처의 대표주자로 불려온 렌딩클럽의 공동 창업자 르노 라플랑셰 최고경영자(CEO)가 대출 채권 판매와 관련한 부정 혐의로 사실상 경질되면서 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렌딩클럽은 라플랑셰 CEO가 신용등급이 낮은 개인에게 대출을 중개해주는 등 계약 조건이나 내규에 맞지 않는 형태로 2200만 달러(약 258억원) 규모의 대출 채권 상품을 판매한 것과 관련해 사실상 경질했다고 발표했다. 라플랑셰 CEO의 사임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회사 주가는 35% 폭락했고 이튿날인 10일에도 11.26% 주저앉았다. 불과 이틀새 주가는 거의 반토막이 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라플랑셰 CEO의 사임이 온라인 P2P 대출을 취급하는 사업 모델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에 기름을 부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렌딩클럽은 돈이 필요한 개인과 여유 자금을 불리고자 하는 투자자를 중개해주는 사업 모델로 성장해 2014년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그러나 이후 주가가 계속 곤두박질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샀다. 투자은행 키프,브루예트앤즈의 렌딩클럽 담당인 줄리아나 발릭카는 “이번 사건이 업계 전체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지적하고, “업계 대표주자에게 이러한 문제가 있다면, 나머지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재무부도 온라인 P2P 대출 사업 모델의 취약성을 경고했다. 재무부는 10일 첫 발간한 백서에서 스타트업들의 혁신은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에 400개 가량인 관련 업체 대부분이 전체 신용 사이클을 운영한 경험이 없다는 점을 취약성의 이유로 들었다.

인터넷 대출 업체는 개인에게 무담보로 소액을 대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인은 대출금을 신용카드 채무 상환이나 결혼식 비용, 창업 자금으로 쓴다. 업체는 예탁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대출 채권을 투자자에게 판매하고 있는데, 투자자들은 이것이 못마땅했다. 이 때문에 업계는 약 1년간 투자자 유치에 고전하고 있다. 유사 업체인 온덱크캐피털의 주가는 9일 4% 하락에 이어 10일에도 1.43% 떨어졌다. 스퀘어의 주가도 9일 3.6% 하락, 양사의 연초 대비 하락률은 각각 약 50%, 25%에 이른다.

급기야 골드만삭스와 제프리스는 라플랑셰 CEO의 사임을 이유로 렌딩클럽의 대출 채권 매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원래 제프리스는 렌딩클럽의 대출 약 1억5000만 달러어치를 증권화해 이달초부터 투자자에게 판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렌딩클럽이 기준에 못미치는 대출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퍼시픽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PIMCO)의 대니얼 아이바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터넷 대출 업계는 장기 실적이 없고 데이터도 제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는 이 업계 투자에 신중을 기한다”며 “온라인 대출 회사가 조성하는 대출 상품에 거의 투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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