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파만파 '정운호 게이트', 시장에도 찬물…네이처리퍼블릭 투자자 어쩌나

입력 2016-05-11 14:09 수정 2016-05-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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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4000원짜리 화장품 팔아 100억대 도박이라니"

상장에 대한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올랐던 ‘네이처리퍼블릭’의 주가가 곤두박질 치고 있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촉발된 갖가지 의혹들이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까지 번지며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상장이 무산될 수 있다는 불안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상장을 기대하고 투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는 모습이다.

10일 장외 주식 거래 사이트인 피스탁과 38커뮤니케이션 등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의 주가가 4만원대로 떨어졌다. 지난 4일 기준 피스탁에서 네이처리퍼블릭의 주가는 주당 4만7500원, 38커뮤니케이션에서는 4만5500원을 기록한 것.

지난해 7월만 하더라도 17만원대까지 치솟았던 네이처리퍼블릭의 주가는 정 대표가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수감되면서 급락하기 시작했다. 애초 투자자들의 네이처리퍼블릭의 2015년 말 상장을 기대했으나 ‘오너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상장 시기가 불투명해졌기 때문.

‘오너 리스크’가 본격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정 대표가 2012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마카오·필리핀의 카지노 호텔에 개설된 일명 ‘정킷방’에서 100억여원 상당의 도박을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으면서 부터다.

그러나 2심에서 법원은 정 대표에게 4개월이 감형된 징역 8개월을 선고했고 업계에서는 정 대표의 빠른 출소로 네이처리퍼블릭의 연내 상장 추진 계획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대도 잠시 정 대표는 이내 변호사 폭행 논란에 휘말렸고 이후 폭행 논란은 법조계 로비 의혹으로 번지면서 연내 상장 기대감은 사그라진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을 대표하는 CEO가 도덕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될 경우 기업 이미지를 훼손시킬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경영상 차질이 빚을 수 있어 기업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네이처리퍼블릭이 이번 논란으로 상장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상장 과정에서 최고경영자의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거래소 심사위는 해당사항의 발생 원인, 경과 및 상장 시 소액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상장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때 오너의 불법행위가 경영투명성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판단된다면 상장 작업에는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 과거 넥솔론이 대주주 이슈를 이유로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네이처리퍼블릭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원망도 커지고 있다. 온라인 주식 카페에 글을 남긴 한 투자자는 “4000원짜리 화장품 팔아 100억원대 도박하는 오너가 있는 회사에 투자했다가 수천만원이나 손해를 본 상황”이라며 “아직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고는 있지만 걱정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자는 “상장만 믿었는데 허무하다”며 “이 상태에서 상장을 한다 하더라도 망가질 대로 망가진 회사 이미지가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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