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16분…‘꿈의 교통 수단’ 하이퍼루프 현실화

하이퍼루프원, 라스베이거스 인근 사막서 첫 시험 주행 성공

▲하이퍼루프원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인근 사막에서 초고속 진공열차 하이퍼루프 추진체를 시험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시속 1200km의 속도로 서울에서 부산을 16분에 주파할 수 있는 이른바 ‘꿈의 교통수단’ 하이퍼루프가 현실화하고 있다.

하이퍼루프 상용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스타트업 하이퍼루프원(전 하이퍼루프테크놀로지스)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북쪽 사막에서 첫 시험 주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날 주행은 자기부상 기술을 활용한 하이퍼루프 추진체를 시험하기 위한 것이다. 추진체는 약 1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해 최고 속도가 483km까지 치솟았다. 이날 시험 시간은 수 초에 불과했다. 하이퍼루프 관련 시험 주행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퍼루프를 처음으로 고안한 사람은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지난 2013년 보고서에서 진공으로 된 튜브에 자기부상 형태로 추진체를 발사하면 공기저항과 마찰을 받지 않아 음속에 가까운 초고속으로 운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머스크의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한 스타트업들이 속속 생겨났다. 하이퍼루프원 이외 하이퍼루프트랜스포테이션테크놀로지스(HTT),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파트너십을 맺은 스카이트랜 등이 하이퍼루프 개발에 뛰어들었다. 머스크의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관련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하이퍼루프 분야를 선도하기 위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하이퍼루프원의 롭 로이드 CEO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8000만 달러(약 936억원)의 투자를 새롭게 받았다”고 말했다. 새 투자자 중에는 제너럴일렉트릭(GE)과 프랑스 국영철도업체 SNCF 등이 포함됐다. 로이드 CEO는 또 “우리가 하이퍼루프 기술에서 앞서고 있다는 의미로 사명을 하이퍼루프원으로 바꾼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HTT는 지난 9일 “영구자석을 이용해 추진체를 운행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새 기술은 기존 것보다 저렴하며 더 많은 에너지를 보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이퍼루프원은 영구자석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머스크는 지난 1월 트위터에 “하이퍼루프 시험 주행을 위한 트랙 건설을 고려하고 있으며 그 장소로는 텍사스 주가 유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