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자회사 매각 앞당긴다

입력 2016-05-1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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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엘에스티 지분 매각 전격 결정…자본확충 논란 의식한듯

KDB산업은행이 출자회사인 오성엘에스티의 지분매각을 추진하는 등 비금융자회사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연내 출자회사 매각과 관련한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작업으로, 최근 국책은행을 둘러싼 자본확충이 논란이 된 점을 의식해 출자회사 매각대금으로 자체적인 자금 조달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과 채권단은 보유 중인 오성엘에스티 보통 주식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 및 구주 매각이 동시에 진행된다.

인수의향서(LOI) 접수는 오는 26일까지다.

앞서 채권단은 지난 2014년 1월 출자전환을 통해 5707만6000주의 오성엘에스티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당초 산은은 오성엘에스티의 태양광 사업 부문을 매각한 후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매각이 수차례 유찰되자, 채권단 보유 지분 매각을 함께 진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빨리 주인을 찾아주는 게 맞다”며 “태양광 부동산 매각을 무턱대고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산은의 매각 추진 결정을 최근 국책은행을 둘러싼 자본확충 이슈와 연결시키는 시각이 우세하다.

산은이 출자회사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 향후 진행될 기업 구조조정 실탄 마련에 일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구조조정 중인 부실기업의 경우 지분 매각이 성사되면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비율을 일정 부분 끌어올리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지난해 정부가 산은의 비금융자회사 매각 등 역할강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 벤처 기업을 제외한 출자회사 매각 관련 성과가 없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한국지엠(GM)은 비토권 때문에 매각이 쉽지 않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우 주가가 너무 높아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산은은 20%대 지분을 갖고 있는 국제종합기계의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중 유암코에 오리엔탈정공 지분(27.96%)을 넘기겠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또한 양재 ‘파이시티’ 매각으로 수월해진 현대시멘트 매각 작업도 연내 착수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도 정상화를 전제로 시장 여건이 조성되면 되도록 빨리 매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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