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재벌 리카싱의 영국 이동통신업체 통합시도가 무산됐다.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리카싱이 이끄는 CK허치슨이 스페인 텔레포니카로부터 영국 이동통신사 O2를 인수하는 방안을 승인 거부했다고 1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CK허치슨은 이미 다른 이통사 ‘쓰리(Three)’를 보유하고 있으며 영국 2위인 O2를 사들이고 나서 양사를 합병할 계획이었다. 그렇게 되면 새 이통사는 영국 1위로 올라서게 된다.
그러나 EU 경쟁 부문 집행위원인 마그레테 베스타거는 “이번 인수·합병(M&A)은 소비자 선택의 기회를 줄이고 통신료를 높일 수 있어 매우 우려된다”며 “합병이 경쟁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EU 통제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허치슨은 5년간 요금을 동결하고 수십 억 파운드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합병 부작용을 우려하는 EU 경쟁당국의 태도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BBC는 설명했다.
합병 무산에 다른 기업들이 O2 인수자로 부상하고 있다. 영국 버진미디어를 소유한 미국의 리버티글로벌도 O2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