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대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이 해외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가즈프롬은 보유 중인 에스토니아 가스업체 에스티가스 지분을 매각하고 더 이상 경영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최근 러시아 정부가 올해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국영기업으로부터의 배당금과 이자 수입 확대를 추진 중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정부에 세금 납부를 위해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국영기업들은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순이익의 50%를 배당금 명목으로 정부에 납부해야 한다. 다만 기업의 재무성과, 투자계획 등을 고려해 적용하는 예외 기준이 있다. 국영기업 사장의 수완에 따라 정부에 납부하는 세금 규모를 다소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 재무부는 올해는 이같은 예외 기준을 배제하고 국영기업에 대한 배당금, 이자수입 등의 징수를 강력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4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 주재로 열린 내각회의에서 재정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국영기업으로부터의 배당금 등을 더욱 확대해서 재원을 충당하고, 동시에 국영기업 민영화를 적극 추진해 올해 예상되는 재정적자 폭을 최대한 좁혀나가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에스티가스는 가즈프롬이 보유한 에스토니아의 가스기업으로 가스 독점 구매를 비롯해 국가 전역에 가스, 전력을 공급하는 업체다. 지난해 러시아는 에스토니아에 5억3200만m3의 가스를 공급한 바 있다. 가즈프롬은 그동안 에스티가스 지분 37.02%를 보유하며 간접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했고, 올해 3월에는 에스티가스와 3년간 가스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국영기업들이 이처럼 알짜배기 사업들을 매각하면서 부족한 정부 재정을 메꾸는 역할을 본격화하게 되면, 러시아 정부의 주요 국영기업 민영화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명수 러시아 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