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업황과 잇단 악재로 몸살을 앓은 홈쇼핑업계가 보유 현금을 이용한 수익성 위주 경영 전략에 집중하면서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현대홈쇼핑은 8000억원, GS홈쇼핑은 6000억원, CJ오쇼핑은 5000억원, 엔에스쇼핑은 2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보유 현금을 발판으로 M&A(인수·합병)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와 사업 확대, 새로운 서비스 도입 등을 추진하면서 저성장의 위기를 극복할 방침이다.
GS홈쇼핑과 CJ오쇼핑은 M&A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GS홈쇼핑은 M&A를 통해 신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온라인 비즈니스 기업 또는 홈쇼핑을 통해 판매 가능한 상품 콘텐츠 기업에 제한해 매수 물건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GS홈쇼핑은 최근 360도 VR(가상현실) 영상을 홈쇼핑 상품 판매에 활용하는 새로운 시도를 실시했다. 회사 측은 360도 VR 적용 시도가 미래 홈쇼핑 커머스의 새로운 전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홈쇼핑 측은 “VR 촬영 장비를 도입한 데 이어 촬영기법 및 편집, 적용상품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며 “향후 여행상품이나 인테리어상품 등 공간감이 중요한 상품 판매에 360도 VR을 점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J오쇼핑도 M&A를 적극 검토하는 것은 물론 단독 상품과 PB(자체 브랜드)상품을 늘려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수익성이 낮은 e비즈니스 사업은 효율성 개선작업에 들어가기로 했고, 모바일 채널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매장 형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최근에는 AK플라자 수원점이 다섯 번째 오프라인 매장인 ‘스타일온에어 플러스(STYLE ON AIR +)’를 오픈하면서 차별화를 꾀했다. 백화점 안에 홈쇼핑 매장이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업계 최초다. CJ오쇼핑은 “2014년 이후 유통업계 성장 정체가 심화되면서 기존의 취급고 중심 외형 성장보다 장기 불황에 대응하기 위한 수익성 중심의 경영기조를 강화할 것”이라며 “오는 2020년 세계적 미디어 쇼핑회사로의 성장을 위해 사업체질 개선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은 홈쇼핑 서비스를 TV와 온라인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까지 확대한 O2O(Online to Offline)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3월 11일 오픈된 현대아울렛 동대문점에는 ‘현대홈쇼핑 상설 전용관’이 마련돼있다.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TV홈쇼핑과 페이스북에서 판매상품을 동시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라이브 기능을 통해 기존 홈쇼핑 주고객층인 40대 이상 고객뿐만 아니라 SNS에 익숙한 젊은 고객층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