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8년 만에 다시 팔릴까

입력 2016-05-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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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비주력 사업 계열사를 매각하겠다는 자구계획안을 내놓으면서 하이투자증권의 주인이 8년 만에 다시 바뀔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전날 채권단인 KEB하나은행에 자구계획안을 제출하면서 하이투자증권 매각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증권업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인수후보자들의 행보가 이미 시작됐다는 설도 돌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1989년 제일투자신탁으로 시작해 1997년 CJ그룹에 인수됐다. 이후 2008년 현대중공업에 인수됐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CJ투자증권 인수에 80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였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을 통해 하이투자증권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이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를 갖고 있으며 현대삼호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 지분 43.5%를 갖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삼호중공업 지분 94.9%를 보유 중이다.

제일투자신탁을 모태로 둔 하이투자증권은 자산관리사업 부분에 오랜 노하우를 갖고 있다. 또한 리서치센터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금융, 퇴직연금, 파생상품, 선박금융 등에서 경쟁력을 확대하고, IB(투자은행)부문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312억원을 달성했으며, 본사 영업 부문이 수익의 67%를 차지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CJ투자증권 시절이던 2002년 이후 13년 만의 구조조정으로, 영업점 15곳을 폐쇄하고 전체직원의 15%에 달하는 150명을 내보냈다. CJ그룹에서 현대중공업으로 매각될 때도 구조조정 없이 넘어간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결단이었다. 당시 하이투자증권은 2014년 영업이익 331억원을 내고 흑자 전환한 상태였기 때문에 구조조정 배경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현재 지점 33개, 영업소 1개 등 총 34개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는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영업점 축소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다급히 진화에 나섰지만 매각설까지 맞물리면서 내부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뒤숭숭한 상태다.

2008년 현대중공업 계열사로 편입되기 전부터 하이투자증권 CEO를 지낸 서태환 전 사장 대신 주익수 사장을 영입한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재무통'으로 알려진 서 전 사장은 현대중공업의 신뢰를 바탕으로 3회 연임에 성공했지만 외부 인력인 주 사장이 올해부터 새로운 수장이 되면서 매각에 대한 우려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현대중공업 경영지원본부장 출신 양동빈 전무가 이달 초 하이투자증권에 온 점도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양 전무는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 사업본부 내 해양경영지원부문장을 맡아 현대중공업 부실의 원흉으로 지적되던 해양플랜트사업본부 구조조정을 지휘한 '전문가'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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