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닷컴 직원 81억원 '꿀꺽'… 또 흠집 난 '투명 롯데'

입력 2016-05-13 16:38 수정 2016-05-1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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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까지 연루된 최악의 롯데홈쇼핑 비리 이어 롯데닷컴도

롯데의 '투명한 롯데그룹' 만들기가 또 다시 비리 스캔들로 발목이 잡혔다. 대표까지 무더기로 연루된 최악의 납품 비리 스캔들을 일으킨 롯데홈쇼핑에 이어 이번 비리의 주인공은 롯데닷컴이다. 롯데홈쇼핑 비리 스캔들이 터진 이후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며 그룹 차원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지시했지만 헛수고였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롯데닷컴 직원 문모(36)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문씨는 2012년부터 올 3월까지 온라인쇼핑몰 롯데닷컴에 발주한 내역 입력 업무를 담당하면서 아내 명의 쇼핑몰 아이디로 받은 주문내역에 대한 물품대금을 회사가 대신 내게 했다.

문씨는 이런 수법으로 2012년 1월부터 올 3월까지 총 6만9320회에 걸쳐 모두 81억1528만원을 롯데닷컴에서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문씨가 아내 명의 아이디로 받은 주문내역을 회사와 제휴한 카드사가 받은 내역인 것처럼 회사 발주시스템에 허위로 입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에 속은 롯데닷컴이 물품공급업체에 문씨가 냈어야 할 대금을 대신 지불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번 일로 투명한 롯데를 만들려는 그룹의 의지에 흠집이 났다. 지난 2014년에는 서울중앙지검이 납품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거나 회사 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배임수재 및 횡령)로 신헌 전 롯데쇼핑 대표 등 임직원 7명을 구속기소하고, 전·현직 상품기획자(MD) 3명을 불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당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신 전 대표는 방송 출연과 백화점 입·퇴점 등의 편의 제공 명목으로 업체 등 3곳으로부터 1억3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겼다. 그는 공사비를 부풀려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3억272만원을 횡령, 그 중 2억2599만원을 사적으로 쓰기도 했다.

롯데그룹의 반복되는 비리와 갑질 문제는 윤리경영 시스템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직원의 비리는 형제 간 경영권 분쟁으로 이미지가 추락한 롯데그룹의 신뢰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비리 문제는 개인의 차원으로 봐서는 안된다"며 "롯데홈쇼핑의 비리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이였고, 끊임없이 불거지는 것을 보면 조직 차원의 개선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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