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못이루는 분양권 불법 전매자들

입력 2016-05-13 17:02 수정 2016-05-1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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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보다 강남권 보금자리가 더 심해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요즘 세종시 부동산가가 어수선하다.

검찰이 전매가 허용되지 않는 특별 분양분 아파트 분양권 불법 거래에 대해 대대적으로 수사를 실시하고 있어서다.

분양권 전매 당사자도 밤잠을 설치겠지만 거래를 알선한 중개업자 또한 수심이 깊을 것 같다. 분양권 전매 당사자를 조사하다 보면 거래 경로가 다 드러나게 돼 있다. 거래 알선자가 무허가 떳다방인지 아니면 정식 개업 중개업자인지 말이다.

공무용 아파트가 대거 분양될 무렵 특별 분의 절반이 전매됐다는 소리가 나돌았으니 분양권 거래를 알선한 업소가 어디 한두 곳이겠는가.

프리미엄 가격도 그냥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주변 시세와 비교해서 가격이 형성되지만 수급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살 사람이 별로 없으면 가격이 떨어지고 반대이면 값이 올라간다. 이런 일은 길거리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거래장소인 중개업소 등에서 생긴다.

수사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상상도 못할 거래 행태가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된다. 분양권 전매 과정에서 웃돈을 누가 챙겨갔는지, 중간 상인이 끼어있지 않았는지 이런 것 말이다. 실제로 당시 분양권 전문 업자가 시장을 혼탁하게 만든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사실 분양권 불법 전매는 서울 강남권을 비롯해 위례신도시,하남 미사지구와 같은 인기지역의 보금자리 아파트는 더 심했다. 웃돈이 1억~2억원씩 붙어 불법 전매가 횡행했는데도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정부 스스로가 돈놓고 돈먹기식 투기판을 눈감아 준 셈이다. 전국 각지의 혁신도시 공기업직원들의 전매도 수없이 많았다.

그런데도 검찰은 왜 세종시만 두둘길까. 대상이 공무원이라서 그렇다. 어찌 보면 억울한 측면도 없지 않다. 어쩌다 재테크 한번 성공했다 생각했는데 뒤늦게 들추어대니 얼마나 곤혹스럽겠는가.

일이 이렇게 벌어졌으니 어쩌겠나. 우리는 재수가 없으면 걸리는 나라에 산다. 이 보다 더한 불법을 저질러도 아무 문제가 없는데 별 것 아닌 일로 신세를 망쳐야 할 공무원 입장에서는 정말 억울할 거다.

분양권 전매 제한는 대상은 일반 아파트보다 분양가를 싸게 해준다든가 취득세와 같은 관련 세금 면제 또는 할인 혜택을 받는다.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돕기 위해 정부가 지원을 해준 것이다. 직접 거주하라고 혜택을 준 것이지 분양권 전매를 통해 돈을 챙기라는 얘기는 아니다.

전매 금지 조건을 어겼으니 응당 그에 따른 처벌을 받아야 맞다. 위법자가 많다고 적당히 넘어가서는 안 된다. 과거에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엄한 벌을 내렸다면 이런 대대적인 불법 전매는 일어나지 안았을 것 아닌가.

어쩌면 정부가 전매 성행하게 했는지 모른다. 너무 많은 혜택을 줬다는 소리다. 분양가를 워낙 싸게 하는 바람에 실수요자도 아닌 사람까지 분양을 받으려 했을 게 분명하다. 돈이 보이는데 안 하는 사람이 바보 아닌가. 직접 거주할 입장이 안되는 아파트 당첨자는 분양권을 전매하게 돼 있다.

앞으로는 이런 식의 주거 지원책은 없어야 될 것 같다.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 사후관리를 철저히 못할 입장이라면 좀더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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