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베일 벗은 사우디의 미국채 보유고…미국이 긴장하는 까닭은

입력 2016-05-17 08:42 수정 2016-05-1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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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사우디 미국 자산 매도 위협…미국, 냉랭해진 양국 관계에 ‘노심초사’

미국 정부가 40여 년 만에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를 공개하면서 양국 간 역학관계의 실체도 본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재무부는 16일(현지시간) 사우디의 미국채 보유 규모가 3월 말 기준 1168억 달러(약 138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1월의 1236억 달러에서 6% 감소한 것이다. 1조3000억 달러의 중국이 미국채 보유국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일본이 1조1000억 달러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사우디는 미국의 13번째 채권국이다.

미국 재무부는 최초로 외국인의 미국채 보유 규모를 공개한 1974년 이후 줄곧 사우디의 정확한 미국채 보유규모를 비밀로 해왔다. 사우디는 베네수엘라와 이라크 등 다른 석유수출국들과 합산해 집계가 나왔다. 그러나 블룸버그가 정보공개를 요청하고 재무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관련 정보가 세상에 나오게 됐다.

블룸버그가 정보공개를 요청한 것은 최근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극도로 냉랭해진 것과 관련이 있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달 중순 미국 의회에서 9·11 테러 배후자들과 사우디 정부의 연계 의혹을 법정에서 다룰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되는 것에 크게 발끈해 경제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시 사우디는 미국채를 포함해 750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 자산을 매각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미국 금융전문매체 CNN머니는 사우디가 실제로 재무부 발표보다 더 많은 미국채를 보유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의 3월 말 기준 외환보유고는 5870억 달러에 달한다. 또 일반적으로 중앙은행들은 외환보유고 대부분을 미국채 형태로 채우고 있다. 이에 CNN머니는 사우디가 벨기에 계좌를 이용하는 중국처럼 다른 나라의 계좌를 통해 미국채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9·11 테러 관련법 이외 사우디와 미국은 최근 여러 이슈에서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다. 사우디는 미국이 자국의 최대 경쟁상대인 이란과 핵협상 타결 등으로 관계를 개선한 것에 불만을 품고 있다. 한편 미국은 수니파 무장집단인 이슬람국가(IS)와 관련해 사우디가 격퇴에 적극적이지 않으며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임기 중 마지막으로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공항에서 영접하지 않고 의전도 단출하게 하는 등 사우디 왕실은 오바마를 홀대했다.

여전히 미국은 사우디와의 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사우디는 중동 지역의 맹주이기 때문에 IS와 시리아, 예멘 등의 사태를 해결하려면 도움이 절실하다. 안보 측면 이외 경제적으로도 사우디가 미국채를 한꺼번에 대량으로 매각하면 국채 가격 급락으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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