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탁블로그] 엔터 상장사, 성장 모멘텀의 그림자

입력 2016-05-1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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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상장사에 대한 성장 모멘텀 추정이 대부분 긍정적인 경우가 많은데, 실적에 기대지 않은 투자는 주의해야 합니다.”

1분기 어닝 시즌이 진행 중인 가운데, 엔터 상장사의 잇따른 호재를 지켜보는 증권업계의 시선이 밝지만은 않다. 최근 증권업계는 엔터 상장사의 실적 전망을 호재로 내놓기 시작했지만, 성장 모멘텀의 실제 효력과 컨센서스의 온도 차가 발생하며 우려를 낳고 있다.

엔터 상장사의 성장 모멘텀은 △신인 아티스트의 출현, △중국 자본의 투입과 △신사업 확장으로 요약된다. 이중 단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종용하는 부문은 바로 신인 아티스트의 육성과 데뷔다.

엔터주에서 신인 아티스트는 새로운 상품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에서 갤럭시 S7 등 신제품을 출시하면 주가 상승의 여지가 있는 것처럼 증권업계는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상장사의 신인 데뷔를 성장 요인으로 파악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다.

문제는 신인 아티스트의 등장이 무조건 실적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기획사 특성상 신인 아티스트의 출범은 오히려 투자비용의 확대로 이어져 실적 감소의 가능성이 더 크다. 이들이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까지 통상 1년 6개월~2년 정도의 기간이 걸리고, 이는 모두 비용으로 환산돼 당장 이익 증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실제 지난해 325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에스엠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아티스트는 동방신기였는데, 일본에서 75만명에 달하는 콘서트 모객이 수익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신인 아티스트가 이만한 모객 활동을 하려면 그만한 기간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고, 실제 스타급 아티스트로 성장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각 증권사는 에스엠에 대해 신인 아티스트 NCT의 등장을 실적 개선 요인으로 발표했다”며 “이에 따른 성장 모멘텀으로 싱글 앨범과 국내 음악프로그램 출연, 중국 굴지의 음악 시상식 수상 등이 제기됐지만, 이는 수치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화장품ㆍ음식 사업 등 신사업에 투자하는 엔터 상장사가 늘고 있지만 결국 주요 수익 골자는 공연ㆍ매니지먼트 사업에 기댈 수밖에 없다. 즉, 국내외 콘서트에서 얼마만큼의 관객을 동원할 수 있는지가 해당 아티스트의 실적 기대치다. 와이지엔터의 지난해 매출에서 빅뱅이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점과 2PM이 가장 많은 수익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JYP엔터의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을수록 고평가됐다고 보는데 현재 코스닥 엔터 상장사의 PER은 수십 배에 달한다”며 “엔터주에서 근거 없는 추정치에 따른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다. 중국 시장 모멘텀과 신사업 적자 해소 등 여러 가지 요인을 종합해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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