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인 화이자의 식욕이 멈출 줄 모른다.
화이자는 16일(현지시간) 미국 바이오 제약사인 아나코르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인수 총액은 52억 달러(약 7조원). 앞서 화이자는 절세를 노리고 아일랜드 제약업체 앨러간을 인수해 그 나라로 본사를 옮길 계획이었으나 미국 재무부가 승인을 거부해 철회했다. 아나코르 인수는 앨러간 합병에 실패한 후 화이자의 성장을 위한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다. 화이자는 아나코루 주식 1주당 99.25달러의 현금을 내고 인수한다. 인수 절차는 7~9월에 마칠 예정이다.
아나코르는 피부염 치료제 전문업체로, 가벼운 아토피성 피부염 신약인 ‘크리사보롤’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 중이며, 2017년 1월 7일까지 승인 여부가 판가름난다. 이 약이 승인받아 출시되면 매출이 연간 20억 달러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고 화이자는 보고 있다.
앞서 화이자는 미 재무부가 절세 목적의 인수·합병(M&A)에 대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4월에 앨러간 인수를 포기했다. 당시 총 1600억 달러의 인수액은 제약 업계 사상 최대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화이자는 세율이 낮은 나라로 본사를 옮기는 ‘택스 인버전(조세지 변경)’ 길은 막혔지만 성장을 위한 인수 의욕은 여전하다는 것을 이번 아나코르 인수를 통해 과시했다.
화이자는 특허 기간이 만료된 제품을 포함한 기존 의약품 부문과 신약 부문을 각각 다른 회사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올해 4분기 안에 이에 대한 여부를 판단한다. 그때까지 크리사보롤 같은 유망한 제품 후보를 모아 신약 부문의 가치 향상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