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성장 절벽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쿡 CEO가 중국 방문에 이어 17일(현지시간) 인도에 도착해 일정을 시작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는 그가 2011년 고(故)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CEO에 오른 이후 첫 인도 방문이다.
그는 이번 주는 거의 인도에 머물면서 직영 매장인 애플스토어 개설과 중고폰 판매 등에 대한 정부 승인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쿡의 더욱 원대한 계획은 향후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할 인도에서 애플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려는 것에 있다고 WSJ는 강조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쿡 CEO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오는 21일 면담이 잡혀 있으며 바르티에어텔,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즈와 타타그룹 등 현지 기업 고위 관계자 등과도 두루 회담할 예정이다. 바르티에어텔 관계자는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ET)에 수닐 미탈 회장이 쿡 CEO와 20일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 이통사들은 현재 4세대(4G) 이동통신망의 연내 전개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아이폰은 물론 아이패드와 애플TV 등의 판매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쿡 CEO는 현지에서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쿡이 이번 방문에서 디지털맵개발센터 개설을 발표하고 모바일 운영체제(OS) iOS 앱 개발자를 위한 도구 프로그램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쿡이 인도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빠른 성장성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인도가 내년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며 오는 2018년까지 연평균 23%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은 지난해 9월 마감한 2015 회계연도에 인도 매출이 처음으로 10억 달러(약 1조1800억원)를 돌파했다. 심지어 별다른 투자를 하지 않고 있음에도 인도 매출은 지난 분기에 전년보다 56%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매출이 26% 감소한 중국과 대조된다.
가장 큰 장애물은 가격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인도는 저가 스마트폰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애플의 지난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2.7%로, 2012년 1분기의 6.6%에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