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첫 3D프린터 출시…사무용기기 신세계 연다

입력 2016-05-18 09:29 수정 2016-05-1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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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렛팩커드주식회사(이하 HP)가 비즈니스용 3D프린터를 첫 출시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HP는 17일(현지시간)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현재 개발 중인 3D프린터 ‘제트퓨전’에 대해 구체적인 사양을 공개, 사전 주문을 받는다고 밝혔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제트퓨전의 판매모델은 3200시리즈와 4200시리즈 등 크게 2가지로 나뉜다. 4200시리즈 모델은 올해 10월부터 출하가 개시되고 3200은 내년부터 출하된다. 독특한 조형기술로 경쟁사 제품보다 속도가 최대 10배 이상 빠르고 제조단가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HP 측은 설명했다. 또한 다색 입체물도 제작이 가능하다. 기존 3D프린터는 소재를 한 번에 1개씩만 쓸 수 있지만, HP의 새 3D프린터는 동시에 여러 소재를 쓸 수 있어 다양한 색을 칠할 수 있다. HP 3D프린터 가격은 최저 13만 달러부터 시작된다.

이날 콘퍼런스에 나온 디온 와이슬러 HP 최고경영자는 “첫 3D프린터를 통해 혁신에 대한 회사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76년 역사를 자랑하는 HP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작년 7월 HP주식회사와 HP엔터프라이즈(HPE) 2개사로 분리됐다. 소프트웨어와 서버, 스토리지 등 기업고객을 전담하는 HPE와 달리 HP는 쇠락하고 있는 PC와 프린터 등 소비자 제품을 맡게 돼 HP주식회사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컸다.

하지만 와이슬러 CEO는 이번 3D프린터 신제품이 기업 고객의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회사의 평판 회복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3D프린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월러스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3D프린터 시장 규모는 지난해 17% 성장해 15억 달러를 넘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잠재가능성도 크다는 평가다. 3D는 아직 부가적 제조기술로 취급되고 있다. 현재 3D프린터는 대량 생산보다는 커스터마이즈 중심으로 소량 생산에 쓰이고 있다. 그만큼 초기에 투입돼야 하는 비용이 수십만 달러에 이르는 데다 대량 생산이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HP는 기존의 3D프린터가 플라스틱 제형의 제품을 1000개 만들 때 12만6000개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에 수일이 걸렸던 작업 시간도 12~15시간으로 단축했다. 그만큼 생산단가와 시간 등 효율성을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현재 디자인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데스크는 물론 독일 자동차업체 BMW와 BASF 등도 프로토타입 개발에 HP의 3D프린팅 기술을 도입해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P의 3D시스템스 부문 CEO를 맡은 비요메시 조시는 “생산성은 속도 측면에서 훨씬 빨라야 한다”면서 “이것이 우리의 장기적 프로젝트 진행 전략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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