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항공물류 허브도시로 건설”
2003년 LH·인천도시공사 개발 시작
2009년 첫 분양 미달… 유령도시 전락
카지노 착공 호재… 테마파크 개장까지
공항철도 개통되고 연륙교 사업 ‘착착’
영종지구 인구 유입률 67% 다시 활기
◇영종하늘도시 '야심찬 탄생'과 유령도시로의 전락
영종하늘도시는 한국토지공사와 인천도시공사가 중구 운남동 일대 1911만6228m²(약 578만평)를 총 12만명을 수용하는 신도시로 개발한 사업이다. 인구 9만명을 수용하는 판교(9.3㎢)와 28만명의 일산(15.7㎢)보다도 면적이 크다. 정부는 인천국제공항을 조성하던 1990년대 개발시기와 보상문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끊이지 않았던 이 곳을 국제적인 경제 거점도시이자 동북아 항공물류 허브로 건설할 계획이었다.
정부의 야심찬 계획에 영종하늘도시는 송도, 청라와 함께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책임질 유망도시로 꼽혔다. 2009년 당시 청라는 대부분의 아파트 사업장이 순위내서 마감을 기록하고, 최고 29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가 좋았다. 영종하늘도시는 다소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워 청라의 경쟁도시로 비견됐다. 복합문화단지인 '영종브로드웨이'는 물론 이탈리아 밀라노를 인천에 그대로 옮기는 '밀라노 디자인시티' 등 개발 계획도 잇따랐다.
그러나 시험대에 올랐던 영종하늘도시의 설레는 첫 분양은 산산조각났다. 1순위 청약에서 총 7440가구 모집에 1815명이 신청하며 76%가 미달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각 종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데다 △비싼 통행료를 내는 제한적인 입지 △서울과 인천 도심으로의 취약한 접근성 △예상보다 비싼 분양가 △8000가구에 가까운 물량 폭탄 등이 이유였다. 화려한 개발호재도 이같은 악재를 넘어서지 못한 셈이다.
한 중견건설업계 관계자는 "당시 영종하늘도시는 통행료 부담 등 제한적인 입지로 실패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었다"며 "생활인프라가 너무 없던데다 가격경쟁력까지 떨어져서 수요자들 입장에서도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화려했던 개발사업도 곧 줄줄이 무산됐다. 영종브로드웨이는 당초 영종하늘도시 내 58만㎡의 부지에 뉴욕 브로드웨이와 같은 뮤지컬 전용극장과 공연예술 테마파크 등을 갖춘 단지로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특수목적법인이 설립되지 못해 결국 무산됐다. '밀라노 디자인시티'도 사업시행사 측이 800억원 규모의 사업부지 계약보증금을 내지 못해 계약을 해지했다.
교통여건마저 불투명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하늘도시와 청라지구를 5분거리로 연결하는 제3연륙교 개통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건설사들은 물론 예비 입주자들의 우려를 샀다.
개발사업 무산 불똥은 최종적으로 예비 입주자들에게 튀고 말았다. 영종하늘도시는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 땅이 됐다. 오직 입주자들이 사는 아파트만 솟아있는 허허벌판이 돼버렸다. 당시 입주자들은 사기분양을 주장하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일부 입중 예정자들은 집단으로 입주를 거부하기게 이르렀다. 불안감을 느낀 건설사들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공급받은 공동주택용지를 잇따라 해약신청했다. 당시 52개 필지 중 계약이 해지된 필지는 30개 필지에 달했다. 영종지구는 용인과 함께 대표적인 미분양무덤 지역으로 기록되며 암흑기에 들어갔다.
◇재개된 개발사업, 영종도 날개짓
영종도의 날개짓은 2,3년 전부터 시작됐다. 2014년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카지노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가 착공됐고, 2018년에는 LOCZ카지노 복합리조트가 개장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2020년 운영 예정인 인스파이어 IR의 개발사업지를 영종도로 선정했다. 해안 테마파크 '씨사이드 파크'는 지난해 준공돼 올해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 2여객 터미널, 스태츠칩팩 코리아 제2공장 신축 사업도 내년에 마무리 된다. BMW 드라이빙 센터와 보잉항공훈련센터, 스태츠칩팩코리아 SCK5공장 등은 이미 2014년과 지난해부터 각각 운영에 들어갔다.
영종도의 최대 골칫거리였던 교통도 개선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공항철도 영종역이 추가 개통돼 교통여건이 나아진데 이어 제3연륙교 사업의 기본설계용역사가 드디어 선정됐다.
이같은 개발 호재에 영종도의 인구는 꾸준히 증가세를 타고 있다. 영종지구 인구 및 가구수는 지난 2011년 12월 기준 3만7235명에서 지난해 12월 6만2148명으로 4년 동안 67% 증가했다. 가구수도 1만 5908가구에서 2만6405세대로 66%나 증가했다.
토지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LH가 지난해 하반기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6필지를 공개 입찰한 결과 8836명이 신청하며 평균 14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2365대 1에 달했다.
운남동의 한 공인중개소 측은 "사실 영종도는 아직도 다양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경향이 있지만 확실히 이전보다는 활기를 띠고 있다"며 "작년부터 들어서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