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4시간 줄다리기 끝에...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결론 못내”

입력 2016-05-18 19:22 수정 2016-05-1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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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의 운명이 달린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 최종 협상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열린 가운데 마크 워커 미국 밀스타인 법률사무소 변호사(오른쪽)와 김충현 현대상선 CFO가 협상을 마친 후 본사를 나서고 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현대상선의 운명이 달린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 최종 협상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열린 가운데 마크 워커 미국 밀스타인 법률사무소 변호사(오른쪽)와 김충현 현대상선 CFO가 협상을 마친 후 본사를 나서고 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현대상선의 운명이 걸린 해외 선주들과의 막바지 용선료 협상이 일단락됐지만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18일 협상에 참여한 해외 선사들은 본국으로 돌아가 최종 논의 과정을 거친 후 다음주 즘 협상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

현대상선과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18일 오후 2시부터 4시간 동안 현대상선 서울 연지동 본사 서관 15층에서 용선료 인하를 위한 최종 협상을 벌였다.

이날 선주측은 현대상선의 최대 선주인 그리스계 다나오스 코퍼레이션의 이라클리스 프로코파키스 부사장을 비롯해 나비오스, CCC 등 3군데 최고 책임자급이 현대상선 본사를 찾았다. 싱가포르 국적의 선사인 EPS는 전화상으로 참여했으며 당초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던 조디악은 불참했다.

또 이 자리에는 용선료 협상을 주도해온 마크 워커 미국 밀스타인 변호사, 김충현 현대상선 최고재무관리자(CFO)를 포함한 협상팀, 정용석 산은 부행장 등 산은 관계자 등도 참여했다.

산은 관계자들은 이날 협상 과정에서 해외 선주들에게 용선료 인하의 필요성을 피력하고 협조가 없을 경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돌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선료 인하 시 출자전환은 문제가 없음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앞서 산은 등 채권단은 현대상선에 대한 조건부 출자전환을 부의했다. 용선료 인하시 이 안건은 최종 의결된다.

현대상선은 지난 2월부터 2월부터 협상팀을 꾸려 3개월 간 런던, 싱가포르 등지서 22개 외국 선주들을 만나 매년 조 단위로 지출되고 있는 용선료 20~30% 인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해왔다.

현대상선 측은 선주사에 남은 계약 기간의 용선료를 평균 28.4% 깎는 대신 인하분의 절반가량을 현대상선 주식으로 출자전환하고 일부는 경영정상화 후 수익 발생시 현금 보상 방안을 제안한 상태다. 매년 83척 선박에 대해 1조원 안팎의 용선료(지난해 지급액 9758억원)를 해외 선주들에게 지급하고 있는 현대상선은 용선료 절감으로 연간 약 2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에는 협상의 성공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 실패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선주들이 용선료를 받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협상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일부 선주들이 긍정적인 답변을 주지 않아 난항을 겪게 되자 한국으로 이들을 초청한 것.

게다가 이들 선주 5곳은 현대상선의 연간 용선료의 70% 가량을 가져가는 곳으로 협상 시한은 20일이지만 이날 협상 결과가 용선료 협상 성공을 결정짓게 될 것으로 관측됐었다.

정부가 오는 20일을 협상시한으로 결정한 만큼 이날 협상에 참여한 해외 선사들은 본국으로 돌아가 용선료 인하 폭과 세부 조건을 이번 주까지 확정하고 다음 주 중 최종 협상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 각 선사마다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인하율과 조건은 선사마다 다를 수 있다.

현재로선 그 어떤 결론도 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용선료 인하폭에 상당한 이견이 있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또 법정관리시 출자전환 주식에 대한 손실 보증 부문에 대해서도 외국 선주들은 완강한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석 부행장은 협상 직후 이투데이 기자와 만나 "용선료 협상이 어렵게 됐다"며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 외 마크 워커 변호사를 비롯해 선주들은 “협상 관련해 할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현대상선 관계자도 “용선료 협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며 “오늘 참석하지 않은 조디악과의 협상, 오늘 참석한 선주들이 본국으로 돌아간 후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릴 시점이 모두 다음주로 예상되는 만큼 오는 20일이라 못박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용선료 인하 협상에 실패하면 현대상선의 법정관리 행은 불가피하다. 이번 자율협약은 용선주와 사채권자 등 현대상선 채무재조정과 관련한 이해관계자의 동참을 전제로 한 조건부 자율협약으로 이 중 하나라도 협상이 무산될 경우 자율협약은 종료되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이 성공할 경우 앞서 부의한 7600억원 규모의 협약채권 출자전환 안건에 대해 24일까지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또 현대상선은 오는 31일과 내달 1일 올해와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모든 공모 사채권자를 대상으로 사채권자 집회를 열게 된다. 채권단이 출자전환 조건으로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의 채무조정을 조건으로 걸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 측은 사채권자가 채무조정에 돌입하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되고, 채권 회수율이 20% 미만으로 떨어지면 손해가 더 크다는 점을 부각하며 설득에 나서고 있다.

협약채권과 비협약채권자들의 채무조정이 이뤄져도 해운동맹 가입이라는 고비가 남아있다. 현대상선이 독자적으로 운영해서 생존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13일 독일의 하팍로이드, 일본의 NYK, MOL, K-LINE, 대만의 양밍 등이 발표한 제3의 해운동맹체(THE 얼라이언스)의 편입이 잠정 보류됐다.

다만 용선료 협상, 사채권자 채무조정에 성공하고 나면 해운동맹 가입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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