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오늘 사채권자 집회... 채무재조정 ‘고비’

입력 2016-05-1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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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상환일 4개월 연장 등 상정

한진해운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사 23층 대강당에서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채무 재조정에 나선다. 사채권자 집회는 일정 금액 이상을 보유한 사채권자들의 동의를 통해 조건을 변경하는 절차다.

한진해운에 따르면 2013년 5월 발행한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원금 총 3000억원 중 대부분은 지난해 상환하고, 현재 원금기준 약 358억원이 남아있다. 이 중 일부 금액은 조기상환 청구권이 행사돼 오는 23일 조기상환이 예정돼 있다.

이번에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는 조기 상환일을 오는 9월 23일까지 4개월 연장하는 것이 골자다. 또한 사채권자들의 선택에 따라 한진해운의 자기주식으로 사채 원리금을 상환받을 기회를 제공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투자자 중 3분의 1 이상이 집회에 참석하고 참석인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이번 안건이 통과된다. 자기주식 교부 시점 등 세부적인 사항은 사채권자 집회 결의에 대한 법원의 인가 결정 이후 결정될 예정이다.

한진해운은 자율협약 진행을 위한 필수조건 3가지로 채무재조정, 용선료 인하, 해운동맹 잔류 등을 꼽고 있다. 앞서 13일 새롭게 결성한 제3의 글로벌 해운동맹 ‘THE 얼라이언스’에 포함되며 조건 중 하나를 충족시켰다. 용선료 인하와 관련해서는 최근 협상팀을 꾸리고 자문 로펌으로 영국계 프레시필즈를 선정해 본격적인 협상에 나선 상황이다.

이날 사채권자 집회에서 사채권자들이 한진해운 제시안을 수용할 경우 채권단 자율협약 조건 중 두 가지를 충족하게 된다. 앞으로 이어지는 자율협약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채무재조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앞서 이달 4일 열린 설명회에서 투자자들은 만기를 연장했을 때 원리금을 상환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치는 등 불만을 쏟아낸 바 있다. 만약 사채권자 집회에서 이번 안건이 부결될 경우 다시 채무재조정을 진행할 수는 있지만 지금까지 쏟아 부은 노력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어 타격이 불가피 하다. 또한 채무재조정이 무산되면 기존에 발행한 회사채 전부가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져 채권단 주도의 경영정상화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전날 진행된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 한진해운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과 채권단은 선주들에게 용선료 30% 가량 인하를 요청했지만 선주들과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한진해운은 그리스 다나오스 등 일부 선주들이 현대상선 선주들과 겹친다. 현대상선의 선례가 앞으로 진행될 예정인 한진해운 용선료 협상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한진해운도 그 뒤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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