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석유서비스업체 FMC-테크닙 합병…또 조세회피 논란

입력 2016-05-2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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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원유 서비스 업체 미국 FMC테크놀로지스와 프랑스의 테크닙이 합병하기로 했다. 그러나 조세 회피 논란이 불거지면서 업계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같이 전하며, 이들 회사가 합병해 탄생하는 새 회사 ‘테크닙FMC’의 시가총액은 연매출 200억 달러(약 23조원), 시가총액 13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2대 원유서비스 그룹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더불어 핼리버튼과 슐룸베르거 등 세계 최대 원유 서비스 기업들의 강력한 경쟁상대로 부상할 잠재력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양사의 합병은 최근 2년간의 국제유가 하락 속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원유 서비스 산업의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의 움직임으로 평가되고 있다. 원유 서비스 산업은 원유 관련 장비 제공에서부터 원유 시추 프로젝트 관리, 석유 관련 엔지니어링과 건설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테크닙의 경우 엔지니어링과 건설로 알려진 기업이며, FMC는 해저 장비 및 시스템에 강점을 가진 회사다. 양사가 각기 다른 분야에 강점이 있어 합병에 대한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두 회사의 합병을 계기로 원유 서비스 업계의 합병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합병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양사는 합병회사 테크닙FMC를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에서 동시에 상장하되 본사를 영국에 두기로 했다. 특히 영국에 본사를 두고도 프랑스 파리와 미국 휴스턴에 별도로 운영 본부를 둔다는 점에서 ‘세금 바꿔치기(tax inversion)’ 의혹을 키우고 있다. 사실상 영국 본사는 무늬만 본사로, 실질적 본사는 운영 본부인 파리와 휴스턴이 아니냐는 것이다. 미국은 법인세율은 35%인 반면 합병회사의 본사가 들어서는 영국은 20% 초중반 대다.

FMC와 테크닙은 이번 결정이 절세를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합병회사 최고경영자(CEO) 내정자인 더그 피퍼디허트는 “우리는 새 회사의 세율을 결정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매출만큼 세금을 낼 것”이라면서 “세금은 여기서 중요한 관심사가 아니다”고 절세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이미 노블과 엔스코 등 다른 원유 서비스 업체들도 영국으로 본사를 옮기면서 절세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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