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출자는 말 안하겠다. 이미 말했다.”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고려대 경제학과 창립 111주년 기념 초청 강연’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에서 출자안이 계속 논의되는데 대해 이같이 답했다.
이는 최근 기획재정부 등 관계기관과 논의가 진행 중인 협의체에서 정부가 한은 출자를 희망하는데 대해 사실상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9일 2차 회의 개최 직후 나온 기재부 보도참고자료에서 ‘직접출자와 자본확충펀드를 통한 간접출자 방식을 병행하는 안을 폭넓게 검토하였음’이라는 문구를 두고 기재부는 한은이 직접출자를 할 수 있다는 쪽으로 해석하면서 기재부와 한은간 설전이 오간바 있다.
이 총재는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손실최소화 원칙”을 언급하면서 사실상 자본확충펀드를 통한 대출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었다.
이 총재는 다만 “자기 입장을 이야기하고 있는 과정이다. 대립, 신경전으로 보지 말아 달라”며 “협의체에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협의체는 다음달말까지 국책은행 자본확충에 대한 방안을 결론내기로 했었다.
이날(20일) 여야정이 부실기업 구조조정시 재정역할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이 총재는 “강연을 오느라 3시에 출발해 아직 듣지 못했다”며 “어떤 맥락인지는 보고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미 연준의 6월 금리인상 가능성 급부상과 관련해서 이 총재는 “영향을 준다 보기 보다는 좀 더 보겠다”며 “연준 정책 방향은 참고자료로 놓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해운과 조선사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 과정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한 바 있다. 다만 미 연준의 6월 인상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금리인하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