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가정의 달 특수를 노리고 5월 들어 지난 19일까지 총 17번 공시지원금을 인상했다. SK텔레콤이 5번, KT가 6번, LG유플러스가 6번이었다.
이통사가 공시지원금을 높인날 고객이 이통사를 갈아타는 ‘번호이동 시장’에서 가입자 순증은 6번 이었다. 유독 LG유플러스의 성과가 좋았다.
SK텔레콤은 갤럭시노트4의 공시지원금을 인상한 지난 1일, KT는 갤럭시S7, 갤럭시폴더, 갤럭시A3 지원금을 한꺼번에 올린 4일을 각각 제외하고 공시지원금을 인상한 날 모두 가입자를 뺏겼다.
지난 17일에는 SK텔레콤과 KT가 동시에 LG전자의 주력 판매 모델인 G5의 공시지원금을 올렸지만, 지원금에 변동이 없었던 LG유플러스에서만 번호이동 가입자가 294명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공시지원금을 인상한 날과 그렇지 않은 날 모두 가입자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9일간 LG유플러스에서는 공시지원금 인상이 한 건도 없었다. 반면 SK텔레콤과 KT 두 회사만이 번갈아가면서 지원금 인상 마케팅을 펼쳤으나 LG유플러스에서만 가입자가 늘었다.
이동통신시장에서 가입자 유치 경쟁은 공시지원금을 통해 합법적으로 할 수 있다. 공시지원금이 휴대전화 실 구매가를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핵심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꼽힌다.
하지만 업계에선 최근 과도한 리베이트 마케팅 때문에 공시지원금 효과가 실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업체가 공시지원금을 올리면 경쟁사가 일부 대리점에 평소보다 많은 리베이트를 지급하면서 가입자 방어에 나섰다는 것.
통상 리베이트는 대리점에서 판매점으로 전달된다. 현장에 있는 단통법의 범위를 넘어서는 지원금(33만원)을 초과해 불법 페이백으로 고객을 모집하게 되는 것이다. 페이백이란 법정 지원금 한해서 정상적으로 개통을 한뒤 소비자에게 현금을 따로 챙겨주는 방식이다.
출고가 83만6000원의 G5의 경우 보통은 지원금을 받아 50만원대 후반에 개통하지만, 최근 인터넷에서는 페이백을 받아 10만∼20만원대에 샀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이후에도 은밀하게 행해지고 있는 불법 페이백 때문에 공시지원금의 의미가 무색해지고 있다”며 “페이백으로 인해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