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의료시장은 쉽게 보면 100% 실패할 수밖에 없는 시장입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걸고 가는 것입니다. 거기서 성공해야 우리나라 의료산업의 미래가 있습니다.”
안강 안강병원 원장이 한국 병원 중 최초로 중동 쿠웨이트에 현지 병원을 설립한다. 안 원장은 이달 쿠웨이트에서 건설·정유 사업을 하는 알아르파지그룹과 계약을 체결, 9월 쿠웨이트시에 안강병원을 개원한다고 23일 밝혔다. 알아르파지그룹은 총 800억원을 투자, 2018년까지 80∼150병상 규모의 통증·불임·심장외과·성형외과 진료 병원을 확장 설립할 계획이다.
안강병원의 중동 진출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위탁운영 방식이 아니라 최초로 현지에 병원을 설립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이달 초 쿠웨이트 전문의 의사면허(가정의학)를 한국인 최초로 땄다. 쿠웨이트에서 병원을 개원하는 데 최고의 난제였던 전문의 면허 인정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안 원장은 “쿠웨이트 전문의 시험은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며 “현지 의사 면접관 10명과 인터뷰를 하는 과정이 있는데 그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강남 차병원 만성통증센터 교수 시절 중동에서 온 환자들을 만나 오면서 중동 진출의 꿈을 키워왔다. 그는 “중동 사람들은 처음에 접근하기 어려워도 한 번 신뢰하면 그 믿음이 끝까지 간다”며 “그런 가치관이 마음에 들어서 중동 진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FIMS 시술법으로 중동 의료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안 원장이 개발한 FIMS는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특수 제작된 바늘로 신경 줄기를 분리해 통증을 없애는 치료법이다. 안 원장은 “중동 사람들은 몸에 해로운 치료를 싫어한다”며 “FIMS는 기존 주사나 수술과 다른 치료법이다 보니 중동 환자들에게 소문이 나 많은 환자가 병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과 알아르파지그룹과의 만남도 FIMS 치료법으로 이어졌다. 안 원장의 FIMS 시술법 소문을 듣고 직접 안강병원을 방문한 알아르파지그룹 회장은 “친환경 치료를 쿠웨이트에 갖고 와서 통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며 안 원장에게 병원 설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은 “중동 의료시장에서 성공해야 한국 의료산업에 미래가 있다”며 “다수의 중동 환자를 치료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그들에게 신뢰받는 한국 의료진이 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