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의 이달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2월 한 때 가라앉았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3월 말 시작된 강남 재건축 아파트발 훈풍에 힙입어 지속적인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22일 기준 강남3구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모두 1271건이다. 권역별로는 강남구가 505건, 서초구 321건, 송파구 445건이다. 이는 전달 1390건보다 119건 적은 수치지만 이달 일일 평균 매매거래량이 57건임을 감안하면 전달 거래량을 충분히 넘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들어 강남3구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941건(1월) △760(2월) △1010(3월) △1390건(4월)을 기록했다. 계절적 비수기와 늘지 않는 학군수요, 가격 상승의 불확실성 등으로 760건까지 내려앉았던 거래량이 재건축 훈풍을 타고 올들어 최고치를 찍을 전망이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은 강남3구는 물론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량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22일 기준 총 6602건으로 일평균 300건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8570건) 일 평균 285건보다 약 5% 가량 증가한 수치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재건축 시장이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좋은 시장 분위기를 틈타 올해 안에 집을 사고팔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재건축 시장의 호황 언제끝날지 모른다는 우려감도 그만큼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3구의 재건축 훈풍은 3월 말 강남 개포동 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블레스티지가 성공적으로 청약을 마치면서 시작됐다. 당시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3.3㎡당 평균 분양가 3760만원에 일부 평형은 최고 4495만원까지 적용됐는데도 317가구 모집에 총 1만660명이 몰렸다. 강남구에서 청약 접수가 1만건 이상 몰린 건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이후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거침없는 상승세에 올라섰다. 래미안 블레스티지가 분양에 들어간 3월 마지막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0.14% 상승하며 긴 잠에 들어갔던 서울의 아파트값을 0.05% 끌어올렸다. 현재 서울 아파트값의 오름세는 11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 개포주공1단지 소형 36㎡의 경우 지난달 한 때 호가가 최고 7억7000만 원까지 치솟았다. 한 달 만에 1억 원이 급등하며 역대 최고가 7억5000만 원을 갈아치웠다. 개포발 재건축 훈풍에 영향을 받은 서초 반포, 송파 잠실 일대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주 최고 7500만원까지 매매가격이 치솟았다.
실제로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의 지난달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73만원으로 평당 3871만원을 기록했다. 전국 최고 수준이다. 서초가 ㎡당 1035만원, 평당 3417만원을 기록했다. 송파구 역시 ㎡당 770만원으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강남3구의 이같은 거래량 증가와 가격 상승은 계속되는 저금리가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 팀장은 "대출규제가 시작된 2월부터 서울 강북지역을 비롯한 대부분의 지역이 영향권에 들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량이 줄었지만 강남지역은 자금력을 가진 수요자들이 몰려 있어 대출규제 영향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웠다"며 "강남권의 거래량 증가는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는 재건축 아파트 시장의 호조세가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장 팀장은 "3.3㎡ 당 평균 4000만원 안팎을 기록하면서도 강남 재건축 아파트 분양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어 올 하반기까지는 이같은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과천 같은 경기권이 3000만원 대를 보이고 있는 상황인 만큼 입지적으로 더 뛰어난 강남권이나 다른 서울 재건축 시장이 수요자들의 관심을 더 많이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